최신 iBT 토플 출제 경향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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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iBT)이 ‘깍쟁이’가 됐다. 최근 들어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면서 고득점을 받기가 더 까다로워진 것이다. 미국유학시험 교육기관인 카플란센터코리아의 서현선, 제임스 김 강사가 지난 11일 시행된 토플에 응시해 영역별 최근 출제 변화를 분석했다.

말하기-청취 내용을 개성 있게 바꿔 말해야
듣고 질문에 답하는 1~6번 문제들 중 6번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졌다. 예전엔 이론과 사례를 소개하는 지문을 듣고 응시생이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 답하는 문제 유형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어떻게’ ‘왜’를 묻는 것으로 바뀌었다. 조건·무조건반사 이론과 사례를 들려준 뒤, 그 이론을 마케팅에 사용하면 효과가 있을지, 있다면 왜 그런지, 효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물었다. 이런 유형은 지문을 완벽히 이해해야 대답할 수 있다.

평가기준이 까다로와져 한번 더 생각해 신중히 답해야 한다. 서 강사는 “이런 문제에 대비하려면 바꿔 표현하기(paraphrase)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약·원인·근거·가치판단을 제시해 논리를 전개해야 한다”며 “자신만의 개성과 생각을 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문내용 반복, 수험서 모범답안 인용, 상투적인 어구 사용은 모두 금지 대상이다. 각 문항별로 주의할 점도 있다. 쉽게 느껴지지만 정확히 대답하지 않으면 감점을 받게 되는 2·3·5번 문제는 대답 전 이유와 근거를 미리 정리해둬야 한다. 사고력을 요구해 어렵게 느껴지는 1·4·6번 문제는 대답시간(45~60초)이 짧아 평소 실전연습이 필요하다. 서 강사는 ”말하기 습관을 교정할 수 있도록 5명 이하의 소규모 수업을 골라 듣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쓰기-예시답안 인용 말고 자기 생각 써야
기존엔 주어진 시간과 글자 수(통합형 20분·175~225자, 독립형 30분·300자) 조건에 맞춰 내용을 쓰면 무난히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엔 논리력을 요구하는 문제로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엔 ‘사귀는 친구 수가 한 명이 좋을지 여러 명이 좋을지’ 중 선택해 대답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바뀐 문제는‘동의하기 어려운 요구에 대답하는 것이 좋을 지 안 하는 것이 좋을지, 대답을 안 한다면 어떻게 대처할지’를 물었다. 가치관과 철학적판단이 필요한 문제다. 제임스 강사는 “이유와 근거를 갖춘 논리적인 글을 써야 한다”고조언했다.

특히 “독립형 문제는 기존 CBT 토플 185제에 나온 유형 이외에 다양한 논리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로 작문 연습을 많이 할 것”을 권했다. 이어 “진부한 속담이나 표현, 혹은수험서 예시에 의존해 쓰는 건 감점요인”이라며 “지문 내용을 자신만의 표현으로 바꾸 거나 참신한 자기생각을 쓰라”고 충고했다.

듣기-지문과 보조자료 완벽히 이해해야
지문 구성이 복잡해졌다. 기존엔 문장만 들려주던 것을 지금은 문장과 함께 보조자료(그림·도표·통계 등)를 동시에 이해해야 한다. 지문을 이해하기가 한층 더 까다로워진데다 청각과 시각을 동시에 발휘해야 해 수험부담이 늘어났다.

서 강사는 “지문을 들을 때 메모를 하라”고강조했다. 전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게 돼 오답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핵심 단어만 받아쓰지 말고 전체 내용을 요약·정리해 써야 한다”며 “평소 다양한 배경지식과 관련 표현을 공부해두면 다양한 듣기 문제유형에당황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진설명]제임스 김(사진 왼쪽) 강사와 서현선 강사가 iBT 토플을 치르고 있다. 이들은 어려워진 토플에 대비하려면 지문을 완벽히 이해하고 논리적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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