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나카무라 신야-송태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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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똑같은 5수, 양수겸장의 묘수는?

제7보 (125~146)=백△에 125는 절대의 응수. 백이 이 곳을 선수한 뒤 A에 젖히면 중앙 대마가 몰사한다.

나카무라 8단은 여기서 126으로 뚫고 128 끊어 회심의 결정타를 던졌다.

129엔 130으로 끼워 이어 어떤 경우든 수상전에서 이긴다고 확신한 것이다. 확실히 그의 수읽기는 대담하면서도 정확했다.

그러나 나카무라 8단은 막 초읽기에 몰리기 시작했고 과연 초읽기 속에서도 끝까지 정확할 수 있느냐가 중대한 변수가 됐다.

133, 135는 宋2단의 수읽기 능력이 경지에 올라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곳은 '참고도' 흑1의 붙임이 맥점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백2, 4의 반격이 날카로워 흑은 그대로 사망의 골짜기로 떨어지게 된다. 5에는 6으로 끊어 얼핏 백은 연단수 같지만 흑이 잡힌다.

137 잇고 138 뻗어 중앙 흑은 다섯 수. 宋2단은 139부터 백을 조여붙이기 시작했는데 이 백은 몇 수일까. 146에 이었을 때 용감하게 두어 나가던 宋2단의 얼굴에 문득 어두운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간다.

이 백도 흑과 똑같은 다섯 수. 먼저 수를 줄일 수만 있다면 흑승이다. 그러나 백에겐 B로 넘는 수가 있다. 그래서 넘는 수를 막으면 오히려 흑이 한수 부족하게 된다.

중앙 대마가 다 죽는 것이다. 넘기도 막고, 수도 줄이는 묘수는 과연 없을까.

宋2단의 콧잔등에 땀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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