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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해외자격증 취득 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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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문대에서 호텔조리를 전공한 정훈(28)씨는 올해 초 대학졸업을 앞두고 호주 TAFE대의 호텔학교 단기과정에 입교했다. 영어는 물론 식음료.프런트.객실관리 등 각종 호텔업무 이론을 배우고 현지 호텔에서 1개월간 인턴으로 일하는 6개월 코스였다.

지난달 말 수료증을 받아 귀국한 鄭씨는 서울 N호텔에 취직, 다음달부터 출근한다.

鄭씨는 "보다 좋은 직장을 잡으려면 영어뿐 아니라 외국자격증을 따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았다" 며 "N호텔에서도 외국에서의 실무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 고 말했다.

외국 자격증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방학을 맞아 그 열기가 뜨겁다. 경기 침체로 취직이 힘들어지자 외국어 능력과 국제 자격증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 취업의 발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겨울방학 때 미국 한의사 'NCAAOM' 자격증을 딴 경희대 한의대 대학원생 이진우(28)씨는 최근 영국과 캐나다의 자격증을 따기 위해 서류를 제출했다. "당장 비용은 많이 들지만 여러 나라의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아무래도 환자들의 신뢰를 더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런 추세를 대학들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주대 경영대는 올 초부터 학과 교수의 지도아래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취득을 위한 스터디그룹을 조직, 8명의 합격자를 냈다.

서울대 경제학부 4년 김도균(28)씨는 "학과 정원 2백여명 중 30~40명이 미국 AICPA.자산분석가(CFA) 시험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 전했다.

해외 인턴을 통해 현지 취업기회를 확보하기도 한다.

지난 6월 호주 케언스에 있는 퀵실버 관광회사 페리에서 1개월간 인턴직원으로 일한 金모(25.여.K대4)씨는 최근 이 회사에서 취업 제의를 받았다. 그는 "국내 취업이 어려워 경험삼아 해외 인턴을 지원했는데 뜻밖의 성과를 얻었다" 고 반겼다.

유학채널 여행사 권상오씨는 "와인 감별사.레포츠 강사.요리사.통역사.결혼가족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해외에서 따오고 싶다는 대학생들의 문의가 한달에 1백여건이 넘는다" 며 "최근에는 국내에서 서비스.레크리에이션 분야가 각광받으면서 특히 이 분야의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 소개했다.

삼성 SDS 인사담당 이강하 과장은 "최근 IT업계 관련 지원자의 30% 이상이 외국 IT업종 자격증인 MCP나 OCP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며 "전형 때 특별히 가산점을 주진 않지만 면접 때 이를 고려하는 편" 이라고 말했다.

홍주연.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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