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쓴소리] 고객 울리는 이동통신 제조회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얼마 전 실수로 휴대폰을 물에 빠뜨려 AS센터에서 16만원을 내고 수리했다. 그런데 보름이 채 지나지 않아 액정화면이 깨지면서 기계에 이상이 생겼다. 나중에는 아예 휴대폰이 켜지지 않아 다시 AS센터를 이용했다. 하지만 한달이 채 못돼 또 고장이 났다.

세번째로 AS센터를 찾아갔는데 직원은 "수리하면 괜찮을 것" 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서비스 차원에서 단말기를 교환해주는 회사도 있다고 들어 "단말기를 바꿔줄 순 없느냐" 고 물었다.

그러나 그는 교환은 절대 안되며, 수리비용을 환불받든지 다시 수리를 받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너무도 무성의한 말투에 화가 나 이 회사의 상담실과 비서실에 전화해 단말기의 교환을 요구했다. 여러 차례 회사측과 협의한 끝에 22만원을 환불받기로 했다.

정말 화가 난 것은 그 다음이었다. 내가 모 전자회사에 근무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비서실의 한 중간간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우리 회사 윗분을 안다느니, 자기도 우리 회사 제품을 쓰고 있다느니 하면서 "서로 다 아는 처지인데 이해해달라" 고 했다.

"같은 직종에서 일하며 얻은 지식을 그런 식으로 악용하면 안된다" 고 훈계하기도 했다. 기가 막혀 그 회사 홈페이지에 고객을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느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그 회사의 다른 직원에게서 여러번 전화가 왔다. 하지만 먼저 고객에게 사과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가르치려 들었고, 비서실 직원은 폭언을 퍼부었다. 여느 기업보다 더 고객만족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고객을 '불만이나 지껄이는 존재' 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상희.서울 강서구 가양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