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소형 원자로 생산 산업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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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춘천시와 일본 후지엔터프라이즈는 29일 춘천시청에서 첨단부품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춘천시 제공]

춘천시에 소형 원자로와 자동차 부품, 신소재 등을 생산하는 첨단부품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된다.

춘천시는 29일 일본 기업 ㈜후지 엔터프라이즈와 첨단부품산업단지 조성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후지 엔터프라이즈는 올해부터 2012년까지 7000억 원을 투자해 동산면 봉명리 일원 66만㎡에 소형원자로 연구단지와 생산기지, 첨단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냈다. 회사측은 10월 토목공사를 시작해 2012년 10월 단지를 준공할 계획이다.

산업단지에는 일본의 중앙전력연구소, 원자력중앙연구소, 도시바, 미쓰비시 중공업, 마쓰시다 전기, 토요타자동차 등 일본의 주요 기업과 연구기관의 연구, 생산시설이 들어선다.

또 투자의향서에는 한국의 원자력발전연구원, 전력연구소, 에너지기술연구소, 현대중공업, 포스코, 현대제철 등의 참여가 포함돼 있다. 후지 엔터프라이즈 후지로 야마자끼 대표는 “첨단부품 산업은 지진에 아주 민감해 안전한 장소를 찾던 중 지진이 없고 철강관련 기술이 뛰어난 한국을 택했고, 춘천시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곳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산업단지에서 제작될 소형 원자로는 도시바가 개발한 4S기종으로 연료 교환 없이 30년간 가동할 수 있는 3만㎾ 급이다. 군사목적인 아닌 저개발 국가나 오지 등 소규모 마을 설치용 원자로이다. 소형 원자로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도시바에 공동개발을 의뢰하면서 국제적으로 관심이 모아진 차세대 산업 분야다. 소형 원자로의 경우 춘천에서는 원자로 설비만 제작하고, 핵 연료봉은 미국에서 제작해 설치국가 현지에서 조립 매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행사측은 1차로 소형 원자로 연구단지와 생산기지를 조성하고, 2차로 첨단부품산업단지를 조성해 자동차 부품, 프라즈마 가공, 첨단소재산업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첨단부품산업단지가 조성되면 2014년까지 생산직을 포함해 2만1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춘천시는 첨단부품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직접 참여하거나 시가 출자한 제3법인이 참여하도록 협약서에 명문화하고, 사업 시기 단축을 위해 시행사가 이행보증금 50억 원을 예치하도록 했다.

이광준 시장은 “소형 원자로 제작사가 이미 많은 물량을 주문 받는 등 이른 시기 안에 납품해야 하는 까닭에 단지 조성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단지가 조성되면 많은 일자리가 생기는 등 지역산업기반을 바꾸는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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