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주산지인 경북 의성군 마늘재배 농가들이 한.중 마늘협상에 따른 중국마늘 1만3백t 수입 방침에 반발, 마늘밭을 갈아엎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불태우는 등 항의시위를 벌였다.
의성농민회.의성군농촌지도자회 등 의성지역 7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의성군 범군민마늘대책위원회' 회원 1백여명은 2일 오전 10시 봉양면 문흥리 金모(42)씨의 마늘밭에서 정부의 마늘협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한.중 마늘협상 백지화▶중국산 마늘 수입에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사용 불가▶피해농가 마늘 전량 수매▶수입 마늘의 전량 폐기 또는 제3국 수출 등을 요구하며 金씨의 마늘밭 4백평을 트랙터로 갈아엎고, 오성홍기 한장을 불태웠다.
시위 중 정해걸(丁海杰)의성군수는 트랙터를 막고 드러누운 채 "애써 지은 농사를 망가뜨리지 말라" 고 호소했으나 성난 농민들을 막지 못했다.
의성군민 마늘대책위는 "지난해 중국마늘 2만여t의 수입으로 ㎏당 평균 3천원선이던 가격이 1천7백~2천원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중간 상인들이 가격하락을 우려해 밭떼기 수매조차 하지 않고 있다" 며 "중국산 수입마늘을 전량 수출하거나 폐기하라" 고 촉구했다.
의성농민회 김학천(金學天.39)사무국장은 "정부가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 마늘생산 농가를 희생시키고 있다" 며 "전국의 마늘주산지 농민단체와 함께 대정부 투쟁을 전개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의성=홍권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