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마늘 수입 방침 반발… 마늘밭 갈아 엎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마늘 주산지인 경북 의성군 마늘재배 농가들이 한.중 마늘협상에 따른 중국마늘 1만3백t 수입 방침에 반발, 마늘밭을 갈아엎고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불태우는 등 항의시위를 벌였다.

의성농민회.의성군농촌지도자회 등 의성지역 7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의성군 범군민마늘대책위원회' 회원 1백여명은 2일 오전 10시 봉양면 문흥리 金모(42)씨의 마늘밭에서 정부의 마늘협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한.중 마늘협상 백지화▶중국산 마늘 수입에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사용 불가▶피해농가 마늘 전량 수매▶수입 마늘의 전량 폐기 또는 제3국 수출 등을 요구하며 金씨의 마늘밭 4백평을 트랙터로 갈아엎고, 오성홍기 한장을 불태웠다.

시위 중 정해걸(丁海杰)의성군수는 트랙터를 막고 드러누운 채 "애써 지은 농사를 망가뜨리지 말라" 고 호소했으나 성난 농민들을 막지 못했다.

의성군민 마늘대책위는 "지난해 중국마늘 2만여t의 수입으로 ㎏당 평균 3천원선이던 가격이 1천7백~2천원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중간 상인들이 가격하락을 우려해 밭떼기 수매조차 하지 않고 있다" 며 "중국산 수입마늘을 전량 수출하거나 폐기하라" 고 촉구했다.

의성농민회 김학천(金學天.39)사무국장은 "정부가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 마늘생산 농가를 희생시키고 있다" 며 "전국의 마늘주산지 농민단체와 함께 대정부 투쟁을 전개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의성=홍권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