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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할 때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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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광고 중 비뇨기과 의사로서 가장 눈길이 가는 문구는 ‘2% 부족할 때…’라는 말이다. 비뇨기과 환자 중 많은 사람이 바로 이 2%가 부족해 병원을 찾는다.

곽대희의 性칼럼

남자 중에는 조금만 사정반응이 늦게 찾아왔으면 좋았을 것을 하며 혀를 차는 사람이 상상외로 많아 23%나 된다. 반면에 여성은 이런 남성의 과속과 달리 지나친 저속 주행으로 엑스터시의 동반 주파(走破)가 안 되는 경우가 아주 많아 통계적으로 보면 40% 정도가 거북이 걸음이다.

그래서 조루성 남자들을 위해서는 섹스 반 시간 전에 복용함으로써 완주가 가능하도록 신경의 민감성을 둔화시켜주는 약은 이미 시판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여성을 성적으로 신속하게 흥분시켜주는 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래서 페니스의 물리적 자극을 대행할 기능을 어디서 찾느냐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고, 그 해답으로 등장한 것이 예로부터 애용하던 딜도(dildoe)였다.

여기에 진동 기능을 추가한 제품이 곧 바이브레이터(vibrator)라는 성구(性具)인데, 이것이 세계 유명 도시의 성인용품점(adult shop)에서 인기 1위를 차지하는 어른용 장난감의 왕좌 자리를 점하고 있다. 바이브레이터는 제조회사마다 각기 다른 형태로 제작하기 때문에 소지한 사람들의 것을 보면 형형색색인데, 간추리면 스틱형과 캡슐형 두 가지로 대별된다.

스틱형은 페니스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손잡이 부분은 모터가 들어 있는 내장부로 설계되어 있고, 소니케어라는 초음파 칫솔 같은 진동부가 그 안에 일체화되어 있다. 질 속에 삽입해 사용하기도 하고 클리토리스 주변을 자극하는 데도 사용한다.

캡슐형 바이브레이터는 모터가 내장된 본체와 캡슐형 진동부가 코드로서 접속되어 있는 형태인데, 주로 클리토리스나 유두 등을 집중적으로 자극하기에 편리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질 속에 삽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하는 데 주의할 점이 있다. 반드시 콘돔을 씌우고 사용할 것, 그리고 윤활성 젤리 사용은 절대로 빼어놓아선 안 된다.

이 기구는 일반적 섹스 진행방식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강도로 그 기계가 주는 진동성 자극을 활용하게 만들어져 있다. 전희 중이거나 성교 중이라 할지라도 바이브레이터의 격렬하고 섬세한 진동과 남자의 손, 입술, 페니스에 의한 자극을 잘 조합해 쓰면, 여성 공략에 더없이 고마운 동맹군 노릇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단 여성이 적극적으로 섹스 자세를 취해주는 단도직입 방식의 한국식 섹스가 아니라 여체의 여러 부위를 종합 애무하는 ‘세계일주식’으로 애무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바란다.

바이브레이터의 진동과 남자의 손가락이나 입술 그리고 혀 등 더운 피가 흐르는 신체부위를 이용한 페팅을 병행하면 여체는 2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날 무렵 상부 배면에 수막 같은 땀이 흐르면서 질구는 여자 성기가 토해 놓은 애액과 윤활제로 사용한 젤리가 뒤범벅이 되어 흥건하게 젖어 있을 때 페니스를 삽입하고 골반운동을 시작한다. 그런데 아직 홀로서기가 두려운 남자는 한쪽 손으로 바이브레이터,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통상적 애무를 병행하는 방법이 유리하다.

곽대희 비뇨기과 원장

<이코노미스트 10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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