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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공항 화물 비 피할 곳도 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한국공항공단 청주지사와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청주공항지점 직원들은 비오는 날이면 노이로제에 걸린다.

화물청사가 없어 야적 중인 화물의 보호를 위해 비닐덮개를 씌우는 등 임시조치를 취하지만 완벽하지 못해 제품이 손상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얼마전 혼수이불세트를 택배로 주문했다가 비에 젖어 못쓰게 된 제품을 받은 제주도의 한 화주에게 50만원을 물어주기도 했다.

청주국제공항이 국내외 화물량은 최근 급증 추세에 있으나 야적 화물의 손상 위험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공항공단 청주지사에 따르면 1997년 개항 당시 연간 3천3백t에 달하던 화물량이 지난해는 1만8천3백여t으로 6배 가량 증가했고 올해는 약 3만t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청주공항의 국내 화물처리장은 20평 정도의 간이천막 4동에 불과하고 국제화물처리장도 3백24㎡의 임시 보세장치장과 1천5백㎡의 상.하역장뿐이어서 급증하는 화물을 제대로 처리하기에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 화물이 야적되고 있어 처리효율 저하로 인한 비행기 출발 지연이나 도난 및 밀수의 우려마저 따르고 있다. 대한항공은 2억원대의 화물용 보안검색장비를 사 놓고도 설치할 곳이 없어 놀리고 있다.

게다가 화물청사가 없다보니 지난해 중국의 동팡(東方)항공이 청주~상하이간 화물기전세기를 매주 띄우려다 포기하고 김해공항과 계약하는 등 화물 유치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특히 오는 29일 제주노선이 하루 8편에서 10편으로 늘고 상하이 등 중국을 운항하는 부정기 노선도 증편될 예정이어서 화물처리공간 부족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공항공단은 30억원을 들여 2천5백㎡의 화물청사를 신축키로 하고 충북도와 함께 중앙부처에 예산 배정을 건의했다.

공항공단 관계자는 "공항 활성화를 위해서 현재로서는 화물청사 건립이 가장 시급하다" 며 "최근 홍재형 의원의 주선으로 건교부와 기획예산처 관계자가 실태조사를 해 갔으나 추경에 관련 예산이 반영될 지는 미지수" 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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