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주식회사' 탈세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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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개인사업자에서 주식회사로 바뀐 신설법인 가운데 세금탈루 혐의가 있는 약 4만개사에 대해 국세청의 관리가 강화된다.

국세청 정병춘(丁炳春)법인세과장은 15일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중소기업 등 소규모 법인들에 대한 세무관리가 상대적으로 약하게 운용되고 있는 점을 이용해 일부 개인사업자들이 주식회사로 전환한 뒤 탈세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면서 "그동안 전산분석을 통해 세금 탈루혐의가 있는 4만6백50개사를 적발했다" 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들 회사에 대해 올해 중 정상적인 법인세.부가세 신고를 유도하고 이에 따르지 않는 회사들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실제로 국세청이 최근 1996년 이후 개인사업자에서 주식회사로 바꾼 3천3백65개 사업자들을 분석한 결과 62%의 회사들이 소득을 개인사업자 당시보다 오히려 낮게 신고했으며 이같은 현상은 현금매출이 많은 음식점.숙박업.고급의류.운동시설 업종에서 특히 많이 나타났다.

丁과장은 "형태만 바뀐 것에 불가한데 법인으로 전환한 뒤 갑자기 신고소득은 줄어들고 대신 비용처리가 되는 인건비.접대비 지출만 늘어났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점" 이라며 "일부 회사의 경우 주주총회.이사회의 기록조차 없는 무늬만 주식회사인 곳도 있었다" 고 말했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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