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쇼이 독일 바이에른주 헌법국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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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군트람 폰 쇼이 바이에른주 내무부 헌법.행정국장(사진)은 "바이에른 사람들의 애향심은 지독하지만 독일 전체 주 중 바이에른주의 주민들이 외지인과 외국인에 가장 우호적" 이라며 "누구나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장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바이에른은 열린 애향심이 특히 주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고 말했다.

폰 쇼이 국장으로부터 바이에른의 애향심과 지역문제 등을 들어봤다.

- 지역감정은 없나.

"다른 지역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고 내 지역을 최고로 치는 지역감정이 조금 남아 있다. 옛날 지역감정이 유일하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분데스리가 축구다. 한마디로 지역대항전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지역감정을 향토애로 승화시켜 축구 경기장에서 응원과 함성으로 다 날려버리는 것이다."

- 지역정당인 기사당이 50년 넘게 일당 집권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그건 유권자들이 자유의사로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국정당인 사민당의 지지가 점점 늘고 있다. 사민당이 여러 '게마인데(기초 지자체)' 에서 집권하고 있으며 기사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곳도 많다."

- 한국은 아직 지역감정이 큰 문제다.

"있는 지역감정을 그대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없앤다고 없어지겠는가. 그 바탕에서 각 지방정부가 주민을 잘 살게 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선 독일처럼 중앙과 지방정부 사이에 권력과 재정의 적절한 분점이 선행돼야 한다."

- 독일이 다른 유럽국가들보다 지방분권화가 잘 돼 있는 것 같은데.

"공식 국호인 '독일연방공화국' 이란 명칭 속에 이미 지역주의와 지방자치란 독일의 국시(國是)가 명시돼 있다고 보면 된다. 독립적인 헌법을 갖는 16개 주가 모여 독일이란 나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각 지방이 독특한 역사.풍습.제도를 갖고 있다. 연방국가는 서로 다른 지역을 존중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바이에른 주 정부의 중점 과제는.

"더 많은 첨단기술과 자본을 해외에서 유치하는 것이다. 첨단산업 위주의 제조업이 발달했지만 글로벌 시대에는 지역이 바로 전세계를 상대해야 하므로 대외활동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같은 나라 안의 다른 지역과 아웅다웅할 겨를이 없다. 이젠 전세계의 모든 뛰어난 지역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다."

뮌헨=유재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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