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 태국음식 세계화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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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태국 정부가 태국 음식의 세계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중국 음식과 다르고 베트남 음식과도 다른 태국 특유의 음식을 국가 주도로 전세계에 퍼뜨려 문화를 알리고 돈도 벌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태국 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미국에만 1천개의 새로운 레스토랑을 여는 등 전세계에 모두 3천개의 음식점을 열기로 했다.

사업계획을 '글로벌 타이 레스토랑' 으로 명명한 태국 정부는 일단 1천만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이를 바탕으로 현지의 각종 레스토랑이나 호텔체인과 제휴, 붐을 일으킬 계획이다.

현재 이미 2천여개에 달하는 태국음식점이 성업 중인 미국에서는 스타우드 호텔 체인과 AFC엔터프라이즈 등이 관심을 표명하고 나서는 등 반응도 좋다.

이처럼 태국 정부가 직접 음식점 사업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고안포트 아스빈비치트 상무부 차관은 "태국 전통의 맛 보존이 가장 큰 이유" 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경제적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태국은 음식 관련 수출로만 한해에 6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여기에다 음식조리에 필요한 주방기기.향신료 등의 수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2000년의 경우 주방기기는 16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또 향신료 등은 1999년 대비 30% 이상 수출이 증가해 태국의 수출품 중 증가율이 가장 높은 품목이 됐다.

여기다 음식에 매료된 사람들이 직접 태국을 찾는 관광유발 효과도 대단하다.

태국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태국 음식에 매료돼 태국을 직접 찾았다는 외국인이 한해 1천만명 이상이나 된다. 90년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났다는 게 태국 관광청의 말이다.

태국 정부 음식점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각 나라에서 협력업체를 선정해 경영할 방침이다. 다만 전통 맛 보존을 위해 태국 정부가 메뉴 작성을 통제하고, 각 레스토랑이 사용하는 재료.기구의 70% 이상을 태국에서 수입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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