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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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천만 북녘 동포에게 5년째 사랑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이용선(李庸瑄.43)사무총장.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평양을 다녀온 李사무총장은 "50년 만에 찾아온 혹한으로 염소 등 가축 관리와 난방문제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었다" 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 올해 대북 지원사업의 중점은.

"지난해 10월 농업과학원 관계자들을 만났다 농기계를 지원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래서 다음달 다시 방북해 농업과학원과 최종 합의를 할 예정이며 경운기.트랙터.콤바인 등을 지원할 농업협력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 특히 어떤 농기계를 필요로 하나.

"경운기나 트랙터다. 현재 북한은 러시아제를 토대로 자체 제작한 트랙터를 이용하고 있다. 크기에 비해 효율이 떨어져 대체할 만한 트랙터가 필요한 실정이다."

- 지난해 대북 지원사업에서 기억에 남는 일은.

"태풍의 영향으로 북한의 미역 산지가 큰 타격을 받아 평양산원 등 산부인과에 보내줄 미역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이때 전남 완도산 미역 23t을 북측에 보냈는데 병원측으로부터 '고맙다' 는 인사를 들은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지원사업이 북측으로부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의 상대는 민간단체가 아니고 정부기관이다. 접촉창구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는 집행기관이며, 결정기관은 아태평화위원회다. 우리 정부와 '큰 것' 을 논의해온 아태평화위로서는 민간단체의 대북지원을 작은 것으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민간단체의 지원은 순수한 민간의 성금이라 귀중하다. 정치적 영향이 적어 지속적이고 안정적이라는 이점도 있다."

- 지난달 3일 대북 지원물자 가운데 노래방 기기가 포함됐는데….

"노래방 기기를 평양학생소년궁전으로 보내려고 지원물자에 포함시켰다. 북한의 청소년들이 남북한의 노래를 함께 듣고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외 언론들이 이를 마치 북한이 '문화개방' 을 추진하는 것처럼 보도함으로써 북측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남한 노래가사 중 일부는 북한 정서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

- 대북 지원사업과 관련, 남북한이 개선할 점은.

"국내에서는 대북 지원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이 사업은 단순한 물자 지원이 아니라 '민족은 하나' 라는 의식개혁운동으로 봐야 한다.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남북관계에서의 일희일비(一喜一悲) 풍토에서 벗어나 인내심을 길러야 한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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