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야마다 기미오-유창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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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눈물겨운 후퇴… 처절한 저항

제5보 (82~101)〓흑▲가 놓인 시점에서 국면은 가야금의 현처럼 파르르 떨고 있다. 두 사람의 마음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흑이 간발의 차로 앞섰을까. 기분은 그렇지만 실제로는 팽팽한 것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이 승부일까.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던 야마다8단이 82, 84로 비튼 것도 한 집이 아쉬운 초조감을 그대로 드러낸다. 정수는 '참고도1' 처럼 받는 것이다.

이후 순리대로 백9까지 진행된다면 형세는 흑이 미미하게 두텁다고는 하지만 아주 미세해 긴 승부가 될 것이라고 한다.

82, 84는 선수로 약간의 이득을 먼저 보려했던 것인데 劉9단이 이 틈을 놓치지 않고 85, 87로 밀고 들어왔다.

88은 눈물겨운 후퇴. '참고도2' 처럼 받았다가는 흑2, 4의 꽃놀이패에 걸린다. 91도 무서운 승부수. 劉9단은 A로 잇지 않으려 한다. B가 선수된다면 이을 필요가 없으니 그걸 노리며 귀로 파고 든다.

그러나 야마다8단도 96에 끊어 처절하게 맞섰고 이로써 바둑은 순식간에 대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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