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민족 리포트' 신선한 소재로 호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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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이국 땅에서 피부색이나 문화습관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려면 몸고생은 물론 마음고생까지 각오해야 한다.

소외받은 사람들을 돕겠다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경우엔 그 고생이 갑절은 될 것이다.

온갖 역경을 딛고 성장한 뒤 자신이 클 수 있도록 돌봐준 이웃과 사회에 기여하는 한인들의 삶 또한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헌신적인 삶을 살아온 지구촌 한인들을 지난 1년간 찾아다닌 '한민족 리포트' (KBS1)가 이번엔 인도에서 활동하는 한 자원봉사자의 생활을 카메라에 담았다.

'희망을 가르치는 인도 빈민촌의 한국인' (15일 밤 12시25분)에 나오는 이영길씨가 주인공이다.

캘커타에서 기차로 열두 시간을 가야 나오는 비하르주 파트나시.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이곳에서 그는 '종합개발원' 이란 NGO를 만들어 주민들을 상대로 직업훈련에 나섰다.

대부분 문맹자인 이곳 빈민촌 사람들에게 미래와 희망이란 단어는 없다.

오래 전 국내에서 상영된 '시티 오브 조이(City of Joy)' 에서의 '가난하지만 기쁨에 가득찬' 인도 사람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이씨는 외지인을 경계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 빈민학교를 세우는 등 일을 벌여나갔다.

마을 우물파기나 버섯 농사를 통해 이들의 가슴에 자립심이란 희망의 씨앗을 심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자신을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달았다. 하지만 변화를 통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았다.

외주제작사가 만드는 '한민족 리포트' 의 대상은 다양하다. 얼마전 '노르웨이의 라면왕, 미스터 리 이야기' 에선 학교를 무단결석한 학생들이 뚱뚱하고 코믹한 외모의 이철호씨를 둘러싸고 '미스터 리' 를 연호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가 직접 끓인 'Mr. Lee(상표)' 라면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서고 사인을 받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한국전쟁 당시 부상했던 그는 노르웨이 군 의료진의 도움으로 노르웨이에 후송돼 치료를 받았고 그곳에 남아 각고의 노력 끝에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한 만찬을 여는 등 과거의 은혜를 보답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제작진은 "지역사회 봉사를 통해 한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사람들을 발굴해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 싶다" 고 말했다.

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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