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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CEO 하마평에 뜨거웠던 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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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설 연휴를 지나면서 금융권이 최고경영자(CEO) 인사 문제로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 및 금융통화위원과 주요 은행·보험사 CEO들의 임기가 3월 또는 4월에 만료된다. 벌써부터 자천타천으로 후임자 하마평이 무성하다.

한국은행에서는 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2명), 부총재보(2명)의 인사가 다가왔다. 이성태 총재의 임기는 다음 달 말 끝난다. 후임으로는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박철 전 한은 부총재(리딩투자증권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벌써 일부 후보에 대해서는 재산형성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당 의원이 한은 총재를 국회 청문회 대상으로 포함하자는 법 개정안을 국회에 냈지만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새 총재는 취임 1개월 이내에 재산공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재산 문제는 총재 임명에 적잖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관료 출신의 경우 한은의 반발이 크다는 점이 걸린다.

금융통화위원회 심훈 위원(은행연합회 추천)과 박봉흠 위원(대한상공회의소 추천)의 임기도 각각 4월 7일과 24일 끝난다. 송창헌·이광주 부총재보(이사)도 4월에 임기를 마친다. 한은 총재, 금통위원의 임명은 모두 대통령이 한다.

은행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회장 인사가 최대 관심사다. 신한의 경우 라응찬 회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3월 말에 임기가 끝나는 그는 1991년부터 신한은행과 금융지주를 이끌어왔다. 그는 창업 주주인 재일동포들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 이번에도 그가 연임 의사를 밝히면 다시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반대로 세대교체를 한다면 후임으로는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꼽힌다.

KB금융도 지난해 12월 강정원 회장 내정자가 사퇴하면서 새 회장을 뽑아야 한다. 하지만 사외이사 충원이 우선이다. 사외이사들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3명이 사의를 밝혔다. 그 때문에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충원한 뒤 회장 선임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미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차기 회장 공모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천타천으로 하영구 씨티은행장,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윤곽이 잡힌 단계는 아니다. 우리금융지주의 이팔성 회장과 이종휘 행장의 임기는 내년 6월 말까지다. 다만 올해 안에 인수합병(M&A)을 통한 민영화가 이뤄지면 임기와 관계 없이 인사 변수가 생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미 CEO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철영 사장은 이달 초 자회사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다. 현대해상은 서태창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했다. 금호생명의 경영권이 산은금융지주로 넘어가게 되면서 박병욱 사장도 물러나게 됐다. 후임으로는 최익종 전 산은 부행장이 유력하다. ING생명의 커트 올슨 사장도 지난해 12월 물러났고, 존 라일리 아태본부 총괄책임자가 후임 사장으로 임명됐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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