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 나의 하루] 교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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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한에서 교원(교사)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 중의 하나다.

미래의 공산주의자를 양성하는 '직업적 혁명가' 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원들은 주택분배에서 우선권을 가지며 ▶교원양복점▶교원상점▶교원 식량공급소 등이 따로 있어 생활용품도 우선적으로 공급받는다. 가격도 일반 가게보다 싸다.

교원이 되는 길에는 정규.비정규 과정이 있다. 교원대.사범대를 졸업해 교원이 되는 것이 정규과정이며, 비정규 과정이란 통신대나 교원대.사범대 야간학부 출신들이 '교원자격 검정시험' 을 통해 교원으로 충원되는 것을 말한다.

교원대 출신은 인민학교(3년제)와 유치원(2년제)에서, 사범대 출신은 고등중학교에서 각각 교편을 잡는다.

교원대는 각 도.직할시에 1개씩 모두 13개, 사범대는 북한 전역에 19개가 있다. 북한의 교육체계는 유치원(2년)→인민학교(4년)→고등중학교(중등반 4년, 고등반 2년)→대학(4~7년)으로 이뤄진다. 학교는 ▶유치원 3만7천여개▶인민학교 4천8백13개▶고등중학교 4천8백42개?

교원들의 등교시간은 보통 오전 7시40분까지. 북한 학생들은 우리와 달리 지정된 장소에 모여 단체로 등교한다. 이때 교사는 집합장소에 먼저 도착해 대열을 정돈시킨 다음 학생들을 인솔한다. 학급당 학생수는 인민학교가 40여명, 고등중학교가 50여명 정도다.

학교에 도착하면 먼저 출근부에 도장을 찍고 경비실 칠판에 게시된 부교장의 지시를 확인한 뒤 각자 자기 교실로 들어간다.

수업은 고등중학교의 경우 오전 8시에 시작해 45분 수업과 10분 휴식으로 진행되며 오후 1시30분에 끝난다. 점심시간과 오후 일정은 과외체육.생활총화로 진행된다.

퇴근은 보통 오후 5시30분이지만 그후에도 할 일이 많다. 교수안(수업 진도표와 강의요강)과 교편물(수업에 이용하는 기구.도표 등)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

또 인민반(20~40세대로 묶은 최말단 조직)회의 및 위생사업(생활환경 바꾸기)에도 참가해야 한다.

고등중학교 교원 출신의 탈북자 金모(28.여)씨는 "교원은 아침부터 퇴근까지 자유시간이 전혀 없다" 고 말했다.

교원의 월급은 ▶유치원.인민학교 1백20~1백25원▶고등중학교 1백25~1백40원 정도로 노동자(1백원)보다는 조금 많은 편이다.

봄.가을에는 농촌지원 등 노력동원에 동참해야 한다. 북한에도 '치맛바람' 은 있다. 학부모가 교원의 생일이나 명절 때 집으로 찾아가 가전제품 같은 걸 선물로 주는 게 관례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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