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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현과 정현준의 공통·차이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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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과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사장. 대형 금융사고를 일으킨 두 사람은 닮은 점도 많고 차이점도 있다.

정현준씨의 경우 정.관계 인사의 연관 가능성을 스스로 언급해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켰으나 진승현씨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급이 없다.

신인철(한스종합금융 전 사장)씨에게 로비를 맡겼으나 인맥이 미약해 도움이 별로 안됐다는 얘기만 하고 있다.

정현준 사건은 핵심 인물인 장내찬 전 금감원 국장이 자살하고 유조웅 동방금고 사장과 오기준 신양팩토링 대표가 해외도피해 진상규명에 큰 차질을 빚었다.

진승현 사건에서는 일단 로비를 맡았던 신인철씨를 구속했고 로비 대상 중 하나였던 김영재 금감원 부원장보도 구속돼 있어 정.관계 로비부분에 대한 수사가 가능한 상황이다.

진승현씨의 신병확보가 문제다.

또한 陳씨는 국내에서 기업 인수.합병(M&A)기법을 익힌 鄭사장과 달리 대학 2학년을 마치고 외국 금융시장을 익힌 '국제파' 라는 차이점이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사채업자들과 결탁해 사업자금을 끌어들인 鄭사장과는 달리 陳부회장은 외국계 금융기관의 자금을 밑천으로 삼았다.

특히 鄭사장은 평창정보통신 등 일반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코스닥 등록법인.등록예정 법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나 陳부회장은 금융당국이 처리에 고심해 온 부실금융사나 부실기업을 주로 인수했다.

이밖에 鄭사장이 사설펀드를 운영하면서 손실보전 약정을 통해 거액의 자금을 끌어들인 반면 陳부회장은 펀드에는 손을 대지 않은 점도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닮은 점도 많다. 우선 기업 운영 및 인수.합병 과정에서 보인 행태가 그렇다. 두 사람은 신용금고를 인수한 뒤 이를 통해 불법대출한 돈으로 사업자금을 조달했다.

鄭사장은 동방금고와 인천 대신금고를 인수해 6백73억원을 불법대출했으며, 陳부회장은 열린금고에서 4백32억원을 불법동원했다.

벤처 지주회사를 통해 그룹화를 시도했다는 점도 유사하다.

鄭사장은 한국디지탈라인 등 20여개의 벤처기업으로 이뤄진 디지털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하려다 실패했다.

陳부회장도 1998년 현대창업투자를 인수한 뒤 MCI코리아라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영국 리젠트퍼시픽 그룹이 주도한 코리아온라인(KOL)이란 지주회사에 지분참여를 했다. 두 사람이 연예사업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鄭사장은 '스타돔엔터테인먼트' 를 차려 인기탤런트 C.K씨 등을 키웠고 陳부회장은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인 인터라이트 픽처와 공동으로 소방관 영화 '리베라 메' 에 투자했다. 이들은 또 K대 경영대 선후배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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