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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부시 막판 텃밭 집중공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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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 대선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왔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백중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경합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막판 총력전에 들어갔다.

고어는 25일(현지시간) 고향 테네시주를 찾아가 공교육 지원 확대를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인단이 11명으로 정해져 있는 테네시주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시와 고어의 지지율이 백중세를 보이는 곳.

고어는 28년만에 처음으로 고향에서 패배한 후보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듯 테네시 주립대에서 "여러분이 순간적으로 선택을 잘못하면 대선 다음날 우리 모두가 비참함을 맛보게 된다" 며 매우 애절한 어조로 연설했다.

이에 앞서 23일 역시 경합지역인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 선거운동을 한 고어는 테네시주에 이어 부시의 지지율이 다소 앞선 캔자스주로 갈 계획이다.

한편 부시는 이날 동생 젭 부시가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이틀째 유세활동을 하며 고어의 정책을 비난했다.

플로리다주는 선거인단(25명)이 네번째로 많은 주다.

최근 선거마다 공화당이 이겼고 동생이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벌여와 부시가 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됐으나 지지율이 고어와 거의 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부시는 이날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인기가 높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함께 유세를 했다.

부시는 이미 공화당 소속인 28개 주지사에게 선거운동에 동참하라는 총동원령을 내린 상태다.

고어.부시 두 후보가 연고지에서 우세를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한 주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라도 이기기만 하면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 즉 최소한의 노력으로 선거인단을 모두 얻을 수 있는 경합지역을 집중 공략해야 하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5백38명의 선거인단 중 부시는 2백5명을, 고어는 1백87명을 확보했다(뉴스위크 조사결과는 부시 2백9, 고어 1백86).

이는 경합지역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3명)에서만 우세를 확정지어도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차이에 불과하다.

최근 지지율 조사에선 일반적으로 부시가 약간 유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에선 고어가 다시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선거의 향방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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