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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러브호텔 업주들 "문 닫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경기도 일산신도시 주민.시민단체들이 6개월째 '러브호텔과의 전쟁' 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고양시 대화동 러브호텔 업주들이 마침내 재산권 보상을 조건으로 영업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곳에서 대규모 러브호텔을 운영중인 10개 업소 주인들은 '고양시가 러브호텔을 매입해 달라' 는 건의서를 연대서명해 최근 시에 제출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들은 건의서에서 "주민들의 시위와 집회로 더이상 영업을 계속할 수 없는 지경" 이라며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아 운영해온 영업장이 주민들의 집단 행위로 문을 닫아야 하는 만큼 행정관청이 책임지고 건물을 매입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매입가는 부지매입비.건축비.시설비 등을 포함, 한 곳당 23억원~50억원에 이른다. 나아가 그동안 발생한 영업손실에 대해서도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양시는 "재정형편상 엄청난 매입비용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 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영업중인 업소에 대해 용도변경을 유도하거나 외곽지역 등으로 이전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업주들의 반발에 아랑곳 하지않고 대화동 주민들은 지난달 30일부터 한달간 예정으로 대화동 러브호텔 일대를 돌며 벌이고 있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주민들은 항의 강도를 높여 다음달부터는 러브호텔 밀집지역 2곳에 감시초소를 설치, 연중무휴로 출입자들을 감시키로 했다.

대화동 주민대책위 고문 이승면(李承勉.41.동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씨는 "업주들의 매각 결심을 환영한다" 며 "시는 매입후 용도변경을 통해 주민생활에 해가 없는 고시촌.기숙사 등으로 되파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 말했다.

대화동과는 달리 학교.주택가 주변에 러브호텔 4곳이 들어서 있고 5곳이 신축중인 백석동 주민들은 "시나 업주들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 며 이날부터 본격적인 반발에 돌입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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