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으로 새차 마련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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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고유가와 증시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동차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들은 판매량이 줄어들 때 내놓았던 ▶할부조건 완화▶경품 얹어주기▶이벤트 제공 등 비수기 마켓팅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9월 이후 판매실적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차량 구입계약 건수도 주춤한 상태" 라고 말했다.

현대.대우.기아차 등 자동차 업체의 올 9월 내수 판매량은 지난 8월보다 1~7%씩 줄었다.

특히 대우차는 포드의 인수포기 여파로 9월 판매량이 8월보다 4% 줄어든 2만3천42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량도 8월보다 1.1% 줄었다.

대우차는 자동차 구입에서 운행.애프터서비스(A/S).중고차 처리까지 자동차에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7-예스 프로그램' 을 지난 9일부터 시작했다.

대우차 관계자는 "그동안 대우차가 내놓았던 새로운 할부.밀레니엄 할부.인도금 유예 할부.중고차 값을 보상해주는 바이-백 프로그램 등을 모은 것" 이라고 말했다.

이 제도는 고객이 차값에서 선수금(15%)를 제외한 할부 원금 가운데 40~60% 범위안에서 선택, 할부기간(2~3년)이 지난 뒤 상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당초 할부기간 중 갚아야 할 할부 원금도 고객이 원하는 때 수시로 상환할 수 있으며(자유상환식 할부), 할부 이자도 현행 연 12.8%에서 연 10.0~11.8%로 낮췄다.

차값이 1천2백20만원인 레조 2.0 SOHC LPG SL을 선수금 15%를 내고 3년 할부로 살 때 종전 할부제도에서는 월 할부금이 34만원 정도(할부원금 1천30만원)이던 것이 이 제도로는 월 9만2천원 수준(인도금 유예 할부 60%로 할부 원금 4백12만원, 인도금 유예금액 6백18만원)으로 낮아진다.

이와 함께 새 차를 산 뒤 3년~3년6개월 안에 대우차를 다시 구입하면 중고차 값(무

사고 차량의 경우 40~45%)을 보장해주며, 출고 후 6년동안 연 1회 무상 방문 점검 서비스도 해준다.

10월말까지 출고되는 레조와 매그너스.누비라Ⅱ.라노스Ⅱ 등 4개 차종이 이에 해당된다.

기아차도 최근 지난 3월부터 운영 중인 '내맘대로 할부제도' 를 고쳐 할부원금 중 상환 유예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을 종전 3년까지에서 4년까지로 늘려 차량 구입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BMW코리아는 지난달부터 한미은행.한미캐피탈과 제휴, 한미은행에서 차를 사는 고객에게 차값의 70~1백%까지 할부를 해주고 금리도 1%로 낮게 정해 일시에 목돈을 지출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할부제도를 개선할 경우 수익성에 문제가 있다" 며 할부조건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현대차는 경품 제공과 이벤트성 사은행사 등으로 맞서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말까지 승용차.레저용 차량.소형 상용차를 산 고객 가운데 매월 1백명을 추첨해 한국 선수가 출장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인당 1백70만원이 드는 비용은 현대차가 1백만원을, 고객이 70만원을 부담한다.

현대차는 또 EF쏘나타.베르나.갤로퍼.싼타모 등 상대적으로 신차 모델이 나온 지 시간이 오래 경과한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차값을 10만~20만원씩 할인해준다.

현대차는 또 현대정유와 공동 마켓팅 협약을 맺고 이 할인 금액을 고객이 원할 경우 주유권으로 주기도 한다.

현대차는 또 EF쏘나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무상보증 수리기간 연장과 함께 연말까지 매달 40명씩 모두 2백명을 뽑아 금강산 여행 상품권을 준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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