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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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오슬로=유재식 특파원, 조강수 기자]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 평화상위원회는 13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3일 오후 6시)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이라고 발표했다.

金대통령은 한국인 최초로 노벨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아시아에선 일곱번째 평화상 수상이며, 1996년 동티모르의 카를로스 벨로 주교와 독립운동가 호세 라모스 오르타가 공동 수상해 수상자로선 여덟번째다.

노벨 평화상위원회 군나르 베르게 위원장은 "金대통령이 한국과 동아시아에서의 민주주의와 인권, 특히 북한과의 평화.화해를 위해 노력한 점이 인정된다" 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金대통령이 '햇볕정책' 을 통해 전쟁과 적대로 50년간 이어졌던 남북 관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했고 이제 한국에서도 냉전이 종식될 것이라는 희망이 싹텄다" 고 평가했다.

金대통령은 오는 12월 10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金대통령은 노르웨이 국왕으로부터 상장과 상금 9백만 스웨덴 크로네(10억2천만원), 금메달을 함께 받는다. 87년부터 올해까지 14번 연속 후보에 오른 金대통령은 노벨상 1백주년인 올해 평화상을 수상했다.

金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은 남북한 화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성원을 의미하는 데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방북과 맞물려 한반도 평화 정착이 급류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金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자신의 수상 소식을 듣고 "오늘의 영광은 지난 40년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남북간의 평화와 화해.협력을 일관되게 지지해 준 국민의 성원 덕분" 이라며 "이 영광을 우리 국민 모두에게 돌리고자 한다" 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또 "우리 국민과 더불어 이러한 노력을 성원해 준 세계의 민주화와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감사한다" 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국내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햇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한반도에서 최초로 전쟁 위협을 사라지게 한 공로가 인정된 것이며 남북간 화해 분위기에 속도가 붙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노벨 평화상은 역대 수상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개인 1백35명과 15개 기관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합했다.

개인으로는 8년 재임 기간 중 인내를 갖고 중동 평화협상을 중재했던 빌 클린턴 미 대통령, 지난해 9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고 공습 때 정치 해결사로 나섰던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 대통령,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을 중재한 조지 마이클 전 미국 상원의원 등이 경쟁했다.

단체로는 미국의 인권감시단체인 인권워치와 유고의 인종청소를 피해 온 코소보 난민 15만명을 받아들인 알바니아의 북부 산악마을 쿠커스 등이 후보에 올랐었다.

◇ 김대중 대통령 프로필 (http://people.joins.com/news/gov/1231.asp)

◇ 청와대 김대통령 소개 페이지 (http://www.cwd.go.kr/korean/president/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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