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잃어버린 수소폭탄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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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잃어버린 수소폭탄을 찾아라'.

미 정부는 46년 전 대서양에서 분실한 수소폭탄을 발굴하기 위해 최근 과학자 20여명을 조지아주 해안에 급파했다고 30일 AP통신이 보도했다. '마크-15'(사진)로 불리는 문제의 폭탄은 1958년 미 동남부 조지아주 타이비섬 인근 해안 바닷속에 빠졌다. 미군 B-47 폭격기가 비행훈련 도중 전투기와 충돌, 어쩔 수 없이 3447㎏짜리 수소폭탄을 대서양에 투하했다는 것이다. 사고 직후 미 정부는 잠수부를 동원, 10주 동안 인근 해안을 샅샅이 훑었으나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퇴역 미 공군 중령 데릭 듀크가 타이비섬 인근에서 정상 수준을 넘는 방사능이 검출되는 축구장만한 지역을 발견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5년 전부터 수소폭탄을 찾아온 그는 이곳에 폭탄이 묻혀 있는 게 거의 틀림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미국 당국도 일리가 있다고 판단, 국방부와 국립연구소의 과학자들을 현지에 보내 30일부터 본격적인 수색활동을 펴기로 결정했다. 마크-15가 그곳에 있다면 바다 밑 깊이 4.5m 진흙 속에 묻혀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한편 마크-15처럼 미군이 잃어버린 핵무기는 모두 11개. '브로큰 애로(Broken Arrow.부러진 화살)'로 불리는 이들 핵무기는 모두 공중 또는 해양 작전 도중 일어난 사고로 분실됐다. 마크-15의 경우 실종 당시 플루토늄 기폭장치가 제거된 상태여서 폭발 위험은 전혀 없다는 게 미 당국의 주장이다. 그러나 듀크는 마크-15를 '완벽한 무기'로 표현했던 66년 미 국방부 문서를 근거로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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