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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선사유적지 관리 허술 드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50대 남자가 선사 유적지 등지에서 수백점의 유물을 마음대로 주워 보관해온 것으로 밝혀져 문화재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6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梁모(51·경비원·서울 강남구 개포동)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梁씨는 1991년부터 6년 동안 서울 강동·송파구 일대 선사유적지·몽촌토성·풍납토성 등지에서 선사~조선시대 유물 8백17점을 습득, 자신의 집에 보관해온 혐의다.

유물 중에는 빗살무늬 토기·원시맷돌 상석·어망추 등 기원 전 3천~5천년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석기 유물과, 숭석문·타날문 토기 등 백제유물 등이 포함됐다.

梁씨는 경찰에서 "이 지역이 문화재관리구역인 줄 알았지만 놀이터로 착각할 만큼 방치돼 있고 출입을 막는 사람도 없었다" 며 "일요일마다 이들 사적지를 찾아갔으며, 특히 호우가 내린 뒤 지표면에 노출된 유물들을 그냥 집어왔다" 고 말했다.

암사동 선사유적지는 사적 267호, 몽촌토성은 사적 297호, 풍납토성은 사적 11호로 지정돼 있어 이곳에서 유물을 습득한 사람은 관할구청·문화재 관리국에 신고해야 한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몽촌토성의 경우 1963년, 풍납토성은 82년 문화재관리구역으로 지정됐으나 그간 일반인들의 접근을 통제해오지 않았다" 고 말했다.

기선민·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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