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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꽃중년’바람 새해 더 거세진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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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정서적으로는 퇴행, 기술적으로는 폭발 성장. 일과 놀이·나이의 경계 해체, ‘딴짓’에 몰입하는 괴짜들의 부상.

트렌드 분석가들이 점친 2010년의 모습이다. 각각 국내외 소비시장·대중문화 분야 등 초점은 조금씩 다르지만 저자들이 그려낸 내년의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꽃중년’혹은 ‘미중년’의 바람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예측. 세 권의 책에서 똑같이 지적한 내용이다. 나이에 따른 삶의 공식이 무너지고 있으며, 특히 ‘소프트’해진 남성들이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제 남성들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자기 자신이라도 치장하며 위로받기 원한다”는 것이다.

또 ‘코리안 시크’도 떠오르는 키워드로 지목했다.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것에 대한 내국인의 관심이 더 커지고, 외국인의 한국 즐기기가 각광을 받을 것이란다.

KOTRA의 직원들이 쓴 『2010 블루슈머』는 무엇보다 생생한 현장성이 돋보인다. ‘50대 이상을 겨냥한 독일 시장’ ‘미국의 평범한 애버리지 조가 변하다’ 등의 제목으로 세계의 시장 변화 흐름을 12가지로 분석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와 트렌드헌터 그룹 ‘트렌더스 날’이 함께 쓴 『트렌드 코리아 2010』은 내년 트렌드를 10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이에 따르면 자기만의 독특한 생활 양식을 정립하려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 전망이다. 생계를 위한 일과 별도로 수입에 연연해하지 않는 퍼포먼스에 몰입하는 괴짜들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소비자 주문형 상품과 서비스가 확대되고, 소비자의 상상을 뛰어넘는 권한을 소비자에게 부여하는 제품, 즉 ‘전지전능 솔루션’이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 것이라고 요약했다.

『2010 트렌드 웨이브』는 대중문화의 풍향을 분석했다. iMBC패널 460명을 대상으로 한 관심사 조사, 트렌드세터 500명에 대한 설문조사와 문화계 현장 실무자들 29명 심층 인터뷰로 현대인의 ‘정서적 허기’까지 짚어냈다. 첫 장에서 다른 사람과의 적당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며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자발적 외톨이’ 를 소개한 것이 좋은 예다. 이밖에 자기치유·잉여인간·걷기놀이·아트콜래버레이션·유니버설 디자인·진솔한 마케팅 등 54개의 핵심 키워드를 꼼꼼히 소개했다.

세 권의 책은 모두 조사와 분석에서 공들인 노력이 엿보인다는 점에서는 닮았다. 내용이 실해진 게 요즘 트렌드 분석서의 새 트렌드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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