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충남 방우리, 무주군 편입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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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설재욱(61)씨가 사는 마을은 충남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이지만 물품구입.금융거래 등을 전북 무주군 무주읍에서 보고 있다.

마을 초.중.고생 10여명도 무주읍에 있는 학교를 다닌다. 전화도 지역번호가 063인 전북권의 것을 쓰고 있다.

행정구역인 부리면 면사무소까지 가려면 버스를 두번 타 30분 이상 걸리나 무주읍은 10분 거리도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민등록 등.초본을 떼거나 세금을 내는 일 등 관공서와 관련된 업무만은 부리면사무소나 금산군청에 가야 된다.

충남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 주민 1백여명(30가구)은 행정구역을 생활권인 무주군으로 조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 금산면 방우리〓마을에서 충남의 부리면사무소까지는 16㎞, 전북의 무주읍사무소는 6㎞ 떨어졌다.

면 소재지까지 곧바로 가는 시내버스가 없다. 무주읍까지 버스를 타고 가 부리면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 타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행정구역 조정을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국회.행정자치부 등에 진정서를 냈다. 4.13총선 때는 일부 주민이 무주군 편입을 요구하며 투표를 거부했다.

주민들은 "충남도는 주민들의 편의를 고려해 마을을 무주군으로 넘겨줘야 한다" 고 주장한다.

◇ 충남도.금산군〓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방우리 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전국 곳곳에서 같은 문제의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금산군 윤중현(尹重鉉)자치행정과장은 "무주군으로의 편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며 "면 소재지까지 직선 도로를 내고 교통편을 마련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고 말했다.

◇ 전북도.무주군〓주민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이다. 방우리가 무주군으로 편입될 경우 인구 늘리기 차원에서 진입로 개설은 물론 세제 혜택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주군 장준재(張俊宰)자치행정과장은 "정부.충남도가 해결할 문제이나 생활에 불편을 겪는 주민들의 요구는 설득력이 있다" 고 말했다.

무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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