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 민영화…10% 지분 제한 없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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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전력의 통신 자회사인 파워콤이 내년말까지 완전 민영화된다. 파워콤의 새 지배주주는 이르면 9월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보통신부는 29일 파워콤의 민영화 시기를 변경, 당초 이달 말까지 지분 66%를 매각토록 돼 있는 일정을 6개월 늦추는 대신 완전 민영화 시기는 2002년말에서 1년 앞당긴다고 밝혔다.

석호익 정보통신지원국장은 "민영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동일인이 지분 10% 이상을 갖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없애 관심있는 기업은 누구나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고 설명했다.

한전은 파워콤 지분을 ▶7월 20%(2개 국내 통신업체에 10%씩)▶9월 30%(1~2개 국내외 통신업체에 30%)▶12월 16%(나스닥 상장)▶2001년 말 34%(코스닥 등록 및 경쟁 입찰)로 나눠 단계적으로 매각할 방침이다. 전체 주식은 1억5천만주(액면가 5천원).

석국장은 "30일 1차 매각 공고가 나가고 9월까지 두 차례의 주식 매각이 이뤄지면 최대 40%의 지분을 갖는 주인이 나오게 된다" 며 "다만 1조원이 넘는 재원이 필요해 1, 2개 업체가 컨소시엄으로 파워콤을 인수할 수도 있다" 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파워콤 인수를 위한 대기업과 통신업계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SK.LG.삼성 등은 파워콤을 인수할 경우 전국 규모의 광통신망을 확보하고, 차세대 개인휴대영상전화(IMT-2000)사업권을 따는 데도 유리하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통신과 경쟁하는 통신업체들은 대부분 파워콤 통신망을 빌려 쓰고 있다.

SK는 최근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인 일본 NTT도코모와 공동으로 파워콤 인수에 나설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유무선 1위 업체로 부상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파워콤 인수에 참여하겠다" 고 말했다.

LG도 하나로통신 지분을 매각해 파워콤 지분을 사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LG 관계자는 "하나로보다는 전국적으로 광통신망을 가진 파워콤에 관심이 더 많다" 고 말했다.

삼성은 파워콤과 민영화될 한국통신 중 어느 쪽을 인수할지 저울질하고 있고, 두루넷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전국 확대를 위해 파워콤 통신망이 필요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지분을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원호.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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