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초등 영어교육 실패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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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교조 부산지부는 1997년부터 정규과목으로 도입된 부산시내 초등학교 영어교육이 '완전실패작' 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영어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초등학교 교사들이 영어를 가르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교조가 최근 부산시내 초등학교 6학년생 8백20명을 대상으로 성취도를 조사한 결과 '말하기 영역' 에서는 36.5%가 성취도(5점 만점)2점 이하를 받았다.

'듣기.읽기.쓰기 영역' 에서도 40.8%가 성취도(1백점 만점) 50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습목표(80%)에 도달한 학생은 '말하기 영역' 에서는 35%, '듣기.읽기.쓰기 영역' 에서는 8%에 그치는 등 전체 학생의 약 40%가 '영어 부진아' 로 드러났다.

교육과정도 주당 2시간 수업으로는 도저히 소화하기 어려운 내용과 분량으로 짜여 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측은 "초등학교 영어는 음성언어 위주의 놀이와 게임.활동 중심으로 돼 있어 훈련된 교사가 제대로 가르칠 수 있으나 현실은 1백20~1백40시간의 단기연수를 받은 교사들이 주로 맡고 있다" 고 밝혔다.

전교조 정준연(鄭準淵.43)초등영어 완전 전담제 추진위원장은 "말하기.듣기 등 음성언어가 되지 않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음성언어를 습득하도록 하고 있다" 며 "영어과목의 완전 전담제를 도입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교육청 안길남(安吉男.57)초등과장은 "전교조 주장에는 일리가 있지만 조기에 영어 전담제를 도입하는 것은 어렵다" 고 해명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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