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보건소 이용하기 겁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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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만 네살 된 아이에게 뇌염접종을 해주기 위해 A구 보건소에 갔다. 아이는 이날 귀에 대고 열을 재는 기구를 보자 놀라서 앙탈을 부렸다.

그러자 보건소 직원은 "뭐 이런 애가 다 있어. 그냥 들어가서 맞아요" 하며 짜증을 냈다. 아무리 아이의 행동이 짜증스럽다지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게다가 열이 있으면 접종이 안돼 일단 체온을 재는 것인데 열도 재지 않고 주사실로 보낸 것이다.

이런 황당한 일은 주사를 맞을 때도 계속됐다. 보건소에서는 아이들이 36개월이 지났는지를 기준으로 두 종류의 주사를 놓아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 아이에게는 나이도 묻지 않고 주사를 놓는 것이었다. 같이 간 엄마에게는 아이의 나이 대신 "얼마짜리냐" 고 물었다고 한다.

36개월 미만은 1천3백50원, 36개월 이상은 2천7백원씩 접종비를 받고 있는데 나이 대신 '얼마짜리' 냐고 묻는 것이었다. 몹시 기분이 상해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다음날 또 다른 엄마로 부터 더욱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듣게 됐다.

그 엄마가 "주사약 날짜가 지나면 어떻게 하느냐" 고 문의했더니 어떤 직원이 대뜸 "죽진 않겠죠" 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이 보건소 직원들의 반성과 태도변화를 바란다.

ANAWIM83 <인터넷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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