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000' 유엔특별총회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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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뉴욕 유엔본부〓신중돈 특파원]21세기 여권 신장과 남녀평등 실현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여성특별총회가 '여성 2000 - 21세기 남녀평등과 개발.평화' 란 주제로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5일(현지시간) 개막됐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개막연설에서 "남녀평등을 실현하려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고 말하고 "세계 각국이 신속한 조치에 나서줄 것" 을 촉구했다.

아난 총장은 특히 "여성 폭력.교육.보건 등의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으나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고 지적하고 "이번 회의를 통해 지구의 미래가 여성에 달려 있다는 점을 세계에 널리 알려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교육은 세계 경제에 진입하는 첫걸음이며 위험에 대한 최선의 방어" 라면서 "교육만이 여성의 권익과 지위를 신장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1995년 베이징(北京) 세계여성회의 이후 남녀평등이 개발의 선행 조건임을 인식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는 게 가장 큰 진전이지만 남녀간의 현격한 소득격차와 전세계 널리 퍼져 있는 여성 인신매매 등을 인용하면서 이를 시정하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베이징 선언과 행동강령이 채택된 이후 5년간의 이행상황을 분야별로 평가하고 향후 전략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엔본부 앞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를 비롯, 요르단의 누르 왕비, 미 국방부 내 성희롱을 폭로했던 3성장군 클로디아 케네디, 가수 주디 콜린스 등이 참석했다.

이밖에도 세계 1백80여개국 정부 대표와 비정부기구(NGO)대표 1만여명이 참석했다.

각국 정부대표들은 총 4장2백49항으로 구성된 선언을 채택하고 9일 폐막할 예정이나 아직까지 70개항 정도만 문안이 작성되고 나머지는 선.후진국간, 종교간의 현격한 입장 차이로 합의를 못해 선언의 채택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여성대회의 행동강령은 한국이 85년 나이로비 세계여성대회 행동강령에 따라 남녀고용평등법과 불평등한 가족법을 개정했듯 각국의 법제도 개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한국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백경남(白京男)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성폭력방지 특별법 제정 등의 여성지위 향상 노력을 소개하고 베이징 행동강령의 조속한 실행을 위해 노력할 것을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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