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농수축수산물 반이상 값 하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장바구니를 채우는 부담이 꽤 줄어들었다. 농산물은 예년보다 20% 이상 싸졌고 수산물은 10% 정도 오르는데 그쳤다.

냉해.장마.전염병 등 이변이 없으면 올 여름 식탁에 오를 1차식품 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5개 도시 재래시장의 주요 농수축산물 소매가 동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5월말 현재 56개 조사대상 품목 중 절반이 넘는 30개 품목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이 발표하는 농산물 표준지수는 5월말 현재 79.2로 낮아졌다. 최근 5년간 가격의 평균을 1백으로 했을 때 현 시세를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농산물 가격이 예년에 비해 20.8% 떨어졌음을 뜻한다.

수산물지수는 1백9. 4를 기록했다. 농산물 가격 하락은 과일류가 주도했다.

여름철에 많이 먹는 수박.참외.딸기.토마토를 비롯해 사과.배.바나나.오렌지.방울토마토 등이 지난해보다 많이 싸졌다. 특히 하락폭이 큰 것은 오렌지(49.9%).방울토마토(38.3%).참외(34.9%)였다.

양념류도 지난해에 비해 약세다. 마른고추는 22.3% 떨어졌고 깐마늘.부추.생강.대파 등도 내렸다.

채소.근채류에선 배추.양배추.상추.시금치.양파.오이 등이 지난해보다 값이 뛴 반면 무.풋고추.감자.고구마 등은 내렸다. 쌀과 콩.팥 등의 잡곡 값은 지난해보다 강세다.

가락동시장의 노광석 조사분석팀장은 "농산물 공급은 예년보다 늘었으나 최근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소비가 위축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며 "특히 과일은 외국산이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고 분석했다.

수산물은 전반적으로 약세다.13개 조사대상 품목 중 갈치.오징어.김.미역.굴 등 8개 품목이 싸졌다. 조기와 고등어는 값이 20%대나 뛰어 밥상에 오르는 빈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차식품에서 부담이 큰 것은 축산물이다. 구제역 파동에도 불구하고 한우 쇠고기 값이 25.7%, 돼지고기 값은 4.8% 올랐다.

고기 반찬을 좋아하는 식구를 둔 가정은 식탁을 꾸리는 부담이 여전하다. 그나마 수입 쇠고기 값은 지난해 수준을 약간 밑돌아 대체수요가 많아질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 1차식품 구매책임자인 임대환 부장은 "구제역 파동 직후 일시적으로 값이 떨어졌지만 국내 소.돼지 사육두수가 급감하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며 "이같은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닭고기 값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얼마전 '뉴캐슬' 전염병으로 사육두수가 많이 줄어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계란 값은 지난해의 70% 수준에 머무르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차진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