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선수의 동생 지원양 서울대 물리학부 수시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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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골퍼 신지애(21)의 동생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서울대는 신씨의 동생 지원(19·신갈고 3년·사진)양이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물리학부에 합격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학교에서 만난 지원양은 “항상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자극을 주는 언니에게 가장 먼저 합격 소식을 알렸다”며 “하늘에서 지켜보는 엄마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양은 외모와 목소리가 언니와 많이 닮았다.

지원양은 같은 학년 친구들보다 한 살이 많다. 중학교 1학년 때 교통 사고로 팔·다리가 골절되며 1년을 쉬었다. 당시 사고로 어머니를 잃었다. 그 뒤 언니에게 마음을 많이 의지했다고 한다. 신 선수가 시합 때문에 해외에 나가있는 시간을 빼곤 자매는 꼭 한 침대에서 잔다.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할 때도 언니를 떠올리며 힘을 냈다. 신 선수는 LPGA에서도 소문난 연습벌레다. 매일 기본 훈련 외에도 쇠파이프 스윙 1000개, 퍼팅 2000개를 하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니가 생활비를 대려고 프로전향을 일찍 했죠. 공부를 했으면 저보다 잘했을 텐데….” 그는 “고생하는 언니와 아빠를 생각하면 저도 대충 공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원양은 학원을 거의 가지 않았다. 평소엔 집에서 혼자 공부하고, 궁금한 건 밤을 새워서라도 해답을 찾았다. 부족한 과목이 있을 때만 잠깐씩 과외를 받았다. 그러면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담임인 주정금 선생님은 “상대성 이론 자료를 빌려가더니 밤을 새서 보고 눈이 퀭해서 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지원양은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가 자랑스러워 할 만한 훌륭한 물리학자가 되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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