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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브라이트 재단 50년] 국내 장학생 1호 중앙대 최진영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평생 학문에 몸담을 수 있게 길을 열어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

중앙대 영문학과 최진영(崔振玲.63)교수는 40년전 손에 쥔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대해 이렇게 회상한다.

한국.미국간 풀브라이트 장학금 제도는 1950년에 체결됐으나 곧 한국전쟁이 발발해 60년에 1기를 선발했다. 崔교수는 바로 이 1기생 중 한명이다.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영자신문사인 코리아헤럴드에서 기자생활을 하던 崔교수는 서울대 영문과 석사과정에 등록해 틈틈이 공부를 했다.

취재 도중 우연히 풀브라이트 재단에서 미국에 유학할 학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응시,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기자생활을 접고 유학을 간다는 것에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공부가 좋았던 만큼 기회를 놓치기 싫었죠. "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2년만에 석사 학위를 받은 崔교수는 즉시 세인트 오거스트대 교수로 등용됐다.

20대 중반의 동양 여성이 영문학 교수로 부임했다는 것은 당시에 큰 뉴스거리였다고 한다.

"6남매의 맏딸이라 집안에 돈을 달라고 할 처지도 못됐죠. 오히려 미국에서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한국에 보내기도 했어요. "

崔교수는 "고생은 했지만 공부하는 게 너무 재미있던 시절" 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崔교수는 지난 92년에도 풀브라이트 교환교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미국 예일대에서 한 학기동안 연구 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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