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없이도 값 치솟는 우선주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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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지난해 8월 '우선주 파동' 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종목에서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주보다 무려 1백배 이상 비싼 우선주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보통주와 똑같은 신주 종목마저 훨씬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기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20일 LG투자증권이 분석한 '우선주 괴리현황' 에 따르면 거래소의 경우 우선주를 발행한 1백93개 종목 가운데 33%인 63개 종목에서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닥의 경우는 평화은행.현대멀티캡 등 4개 종목 모두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높았으며, 관리종목인 동양토탈은 우선주가 34일째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보통주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일반적으로 우선주는 배당률에서 보통주보다 1%포인트 이상 더 많이 배당받으며, 1998년부터 등장한 신형 우선주(시세표에 B표시)의 경우는 9% 이상의 최저배당률 보장에다 일정기간(보통 5년)뒤 보통주로 자동 전환이 가능토록 하고 있으나 둘 다 의결권이 없어 대체로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중순 무려 60개 우선주가 상한가를 기록했던 것처럼 지금도 별다른 호재가 없고 관련회사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치솟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신주(시세표에 1표시)의 경우는 의결권이 있다는 점에서 보통주와 같지만 구주에 비해 배당기산일이 늦어 다소 불리한 편인데도 코스닥의 경우 4개 신주종목 중 이티아이 등 3개종목이 구주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LG투자증권의 서원교 차장은 "물량이 적으면서 보통주보다 턱없이 가격이 높은 우선주는 일부 작전세력에 의해 올라갔거나 뒤늦게 높은 가격에 매입한 일반투자자들이 보상심리 차원에서 높은 가격대를 고집하기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종목에는 보통 인수.합병을 위해 회사가 무조건 매입할 수밖에 없다거나, 작전세력들이 어느 수준까지는 상한가로 끌고 간다더라는 식의 루머가 곁들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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