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중, 크루즈선 시장 국내 첫 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삼성중공업이 크루즈선 건조사업에 나선다. 이 회사는 미 크루즈선사인 유토피아가 실시한 11억 달러(1조2700억원) 규모의 크루즈선 건조 입찰에서 단독으로 계약 대상자에 선정됐다고 30일 밝혔다. 본계약은 내년 상반기 중 체결한다. 선박 인도는 2013년 예정이다.

유럽 조선업체들이 이끌었던 크루즈선 건조 시장에 순수 국내 업체가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TX가 최근 건조한 크루즈선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는 유럽의 조선업체였던 아커야즈(현 STX유럽)가 수주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만드는 크루즈선은 10만t급으로 조선과 건축 기술이 복합된 거주 목적의 신개념 ‘아파트형’ 선박이다. 기존 크루즈선이 10일 내외의 단기 여행객을 대상으로 운항하는 데 비해 ‘아파트형’은 장기 휴양 목적의 해상 별장 격이다. 개인에게 객실을 분양한다. 고객이 취향에 따라 객실을 리모델링도 할 수 있다. 호텔형 객실 204실 외에도 132∼594㎡(180평)대의 아파트 200개 실로 구성된다. 아파트마다 2∼3개의 침실과 주방·거실·초고속인터넷·바 등이 설치된다.

보통 크루즈선의 객실 면적은 23㎡(7평) 규모다. 크루즈선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13척(120억 달러) 이상 발주되는 시장이다. 스웨덴 여객선 전문지 ‘십팩스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크루즈선 승객은 2000만 명 수준이고 매년 6% 정도씩 성장하고 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유조선을 비롯한 상선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 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크루즈선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수주는 축적된 건축기술과 독자적인 설계·운항제어시스템 개발이 시너지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