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리포트] 美 공화당 경선휴유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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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앨 고어 부통령과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후 전개되는 양당의 사정이 판이하게 다르다.

민주당은 패배자 브래들리가 고어 지지를 선언해준 덕분에 잘 단결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부시와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각각 마이 웨이(my way)를 외치고 있다. 극적 화합의 가능성이야 상존하지만 그때까지 당의 손실은 적잖을 것 같다.

올해 63세인 매케인은 부시가 11월 본선에서 패배하면 4년후엔 자신이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재도전 전략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매케인은 경선패배 이후 부시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 매케인 측근들은 이번에 정치행동위원회(PAC-Political Action Committee)를 결성해 지지세력을 유지하면서 기반을 다져놓자고 건의하고 있다.

이미 "Straight Talk America(미국의 직설)" 라는 이름까지 지어놓았다는 것이다.

PAC란 수많은 개인으로부터 기부금을 거둬 주로 연방 상원.하원선거 후보들에게 지원하는 일종의 정치중개단체.미국 선거자금법은 기업이나 노조가 후보에게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에 기업.노조들은 PAC 같은 우회로를 만들어 선거자금을 댄다. 매케인은 20일 의회에 복귀하는 대로 결성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고어 부통령과 백중경합 상태인 부시 지사는 매케인의 도움이 절박함에도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정책적인 양보를 함으로써 매케인에게 먼저 손을 내밀 의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매케인은 현재 부시에게 소프트 머니(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정당지원자금)의 전면 금지 등 자신의 개혁안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시는 "매케인의 개혁 아이디어는 전혀 새로운 게 없다" 고 평가절하했다.

부시는 기업.노조의 소프트 머니는 금지하되 개인의 경우는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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