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산책] 대웅제약 '우루사' 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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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대웅제약 우루사는 시판한 지 40년 가까이 된 장수 제품. 중년 남성에게는 피로회복제의 대명사로 인식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하지만 젊은 세대에겐 그렇지 못해 회사로선 고민이다.

최근 방영에 들어간 우루사 광고는 소비층 확대를 노리고 젊은층과 주부를 공략대상으로 삼았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인터넷 클릭 기법을 도입한 것. 광고는 "피로 어떻게 푸세요" 라는 탤런트 백일섭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 질문에 '잦은 모임' '힘든 집안 일' '계속되는 야근' 이라는 아이콘이 차례로 등장하고 이를 클릭할 때마다 등장 인물은 "그야 사우나지요" "찜질방" "푹 자는게 최고죠" 라며 나름대로의 피로 회복법을 소개한다.

하지만 바쁜 일상생활로 '그럴 수 없다면' 이란 자막이 뜨면서 백씨가 "바쁠 땐 우루사" 라고 외친다.

광고 제작자인 제일기획 김회만 차장은 "지금까지 '곰처럼 삽시다' 란 주제로 피로회복 약효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했으나 이번에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인터넷의 쌍방향 대화기법을 사용했다" 고 설명했다. 광고 컨셉트를 바꾸면서 모델은 백씨를 그대로 쓴 게 의외다.

새천년을 맞아 새 모델기용을 검토했지만 백씨만큼 곰 이미지에 적합한 인물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광고주도 '곰 쓸개즙과 같은 성분으로 우루사를 만든다는 점을 선전하는데 '백씨만한 인물이 없음을 인정해 그를 영원한 우루사 모델로 낙점했다고 한다.

지난해 하반기 표시광고법이 바뀌면서 '웅담을 쓴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다' 는 이유로 우루사 광고에 곰을 등장시킬 수 없게 된 것도 이같은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백씨는 1991년 이후 10년째 전속 모델을 맡아오고 있다.

매일 우루사를 복용한다는 백씨는 7천만원의 전속 모델료 외에 이번 광고촬영으로 우루사 30박스를 보너스로 챙겼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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