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베스트극장 '철도원' 원작자의 장편 극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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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영화 '철도원' 의 원작자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일본 베스트셀러 작가 아사다 지로(淺田次郞)의 소설 '천국까지 1백마일' 이 한국에서 TV드라마로 만들어진다.

MBC 베스트극장(금요일 밤10시55분)이 4백회 특집으로 이 작품의 한국내 영상 제작 독점권을 계약, 오는 4월 14일 드라마로 방송할 계획이다.

'천국까지 1백마일' 은 사업실패에 이혼까지 겹쳐 재기불능의 낙오자가 돼버린 중년 남자가 심장병에 걸린 어머니를 구하러 떠난 1백마일의 여정에서 삶의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는 내용. 일에만 매진하면서 살아온 일본 중년세대의 정서를 형상화, 일본에서만 1백40만부를 판 단편집 '철도원' 으로 나오키(直木)상을 수상한 직후 내놓은 작품이다.

국내에도 지난해 말 산성미디어에서 같은 이름으로 번역출간돼 4백회 특집의 무게에 걸맞은 감동적 소재를 찾던 제작진의 눈에 띄어 드라마화가 결정됐다.

기획자 정운현CP는 "일본작품이라는 사실보다는 효(孝)와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다뤄 우리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골랐다" 고 말했다.

'천국까지…' 은 MBC가 정식 판권 계약을 통해 일본작품을 드라마화하는 첫번째 예. SBS의 경우 지난해 직장여성들의 삶을 그린 시노다 세츠코의 소설 '여자들의 지하드' 를 계약해 드라마 '퀸' 으로 만든 바 있다.

반면 KBS드라마제작국 최상식 국장은 "일선 PD들 사이에서 가끔 제안이 나오긴 하지만 민간방송이라면 몰라도 공영방송인 KBS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면에서 검토하지 않고 있다" 고 밝혔다.

정서적 요인 외에 일본의 높은 저작권료도 그동안 일본작품의 드라마화를 어렵게 한 요소였다.

그러나 MBC와 SBS의 경우 일본측에서 한국실정을 감안해 한국측이 국내 베스트셀러 작가 수준에서 제안한 금액을 받아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MBC베스트극장은 원작의 이름과 지명을 한국식으로 바꾸고, 주연으로는 김혜자·최재성 등 중량급 연기자를 캐스팅할 계획이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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