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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서울탐험] 청계천 헌책방 절반으로 감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질적인 업종(業種)들이 다소 어수선하게 모여있는 서울 청계천.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헌책방' 의 명성은 아직도 이 지역 이미지의 한 조각이 되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헌책방은 청계천 6가 평화시장에 50 곳, 청계천 7.8가 10여 곳 등 모두 60여 곳. 평균 2.5평 크기의 가게마다 8천~1만권씩을 비치하고 있다.

10여년전 까지만 해도 1백20여 곳이 영업했으나 절반 이상이 의류.스포츠 용품 가게 등으로 문패를 바꾸어 달았다.

헌책방 감소에 대해 가게주인들은 "영상문화 발달과 인터넷 확산에 따른 서점 경기의 위축과 대형서점의 등장 등이 겹쳐 청계천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 이라고 진단했다.

취향도 변해 옛날에는 중고교 참고서나 대학교재를 사려는 학생들로 붐볐으나 지금은 아동 서적이나 패션잡지를 구하려는 주부.여학생들이 눈에 자주 띈다.

헌책들은 주로 전문 수거업자가 아파트 등을 돌며 사들인뒤 이 곳에 공급하고 있다는 것. 들르는 손님가운데 실제로 책을 구입하는 손님은 20%정도이며 마진율은 30%선.

이곳에 헌책방이 생겨난 것은 1960년대 중반. 복개전 청계천 주변에 몰려 살던 고물상들이 시내를 돌며 수집한 헌책들을 팔기 시작한 것에서 비롯됐다.

책 값이 싼데다 종류도 풍부해 1980년대 까지 서울뿐 아니라 지방 손님들로 부터 큰 인기를 끌며 호황을 누렸다.

거창서적 주인 고경종(高敬宗.55)씨는 "IMF 초기 손님이 반짝 늘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판매가 부진해 손님 늘리기에 있는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고 말했다.

김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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