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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형근 공방' 2라운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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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과 정형근(鄭亨根)의원은 15일 '다음주 중반께(23일) 출두 예정설' 을 흘리며 민주당의 직접공세를 피해나갔다. 그러나 민주당은 鄭의원과 이회창(李會昌)총재.이신범(李信範)의원을 한 묶음으로 엮어 도덕성을 공격했다.

◇ 정형근 의원의 고민〓鄭의원은 이날 피신 중이던 서울 여의도 당사를 떠났다. 비록 야당 단독이기는 하지만 이날부터 임시국회가 소집돼 '회기 중 의원 불체포특권' 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사를 떠난 뒤엔 기자들과의 접촉을 끊었다. 측근들은 "鄭의원이 검찰의 수사방향과 수위 등을 탐문하기 위해 매우 바쁘다" 고 전했다.

鄭의원은 23일께 검찰출두 의사를 나타냈다. 다음주초 부산에서 규탄대회를 열 예정인 만큼 이번주중 출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신상에 대해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 중" 이라고 덧붙였다.

당 관계자들은 "鄭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국회라는 비판여론에 대응할 논리가 마땅찮고 李총재의 '법대로' 이미지에도 맞지 않는다" 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부영(李富榮)총무도 "鄭의원의 '좌익광란의 시대' 라는 표현에는 동조할 수 없다" 며 "경솔한 발언" 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鄭의원의 검찰 출두 약속이 예정대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鄭의원의 한 측근은 "무작정 검찰에 출두할 수는 없다" 며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鄭의원을 악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 고 주장했다.

◇ 목소리 높이는 민주당〓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한나라당 李총재가 鄭의원 체포시도를 '정치공작' 이라고 한 데 대해 "대법관 출신 인사가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것은 노회한 궤변" 이라며 李총재에게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李총재와 이신범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의 미국내 호화주택 거주설' 을 퍼뜨린 데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공세수위를 높인 것은 두가지 이유 때문. 한 당직자는 "당초 야당탄압 공방으로 가던 사건이 시간이 흐르면서 법집행 거부 공방으로 바뀌고 있다" 고 분석했다. 수도권에서는 오히려 鄭의원 쪽에 비난의 역풍이 불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이 총공세를 펼치는 데에는 총선가도에서 예상되는 야당의 폭로전술을 이번 기회에 철저히 차단해 보자는 계산도 깔려 있다.

서영훈(徐英勳)대표가 주재한 이날 당6역회의는 "음해와 흑색선전을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고 결론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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