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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2000선거] 미국(下) -당락의 3대 '풍향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올해 미국 대선은 '인터넷' '돈' '히스패닉 및 여성표' 가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인터넷〓지난주 공화당 지도부는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겨울 전략회의를 가졌다.

공화당 전국회의가 회의장소로 실리콘밸리를 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짐 니컬슨 의장은 "지난 4개월 동안 선거운동도 디지털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새로운 세계가 됐다" 면서 올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을 통한 유권자 관리에 10만명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을 활용한 캠페인 기법이 선보인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방송광고 못지않은 주요 선거운동 수단으로 인정하는 절박감을 드러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애리조나주를 시작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투표가 시도되는 것도 사이버 정치가 이미 미국민 곁에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각 정당 및 후보들의 인터넷 활용 캠페인이 주로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층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들의 저조한 투표 참여율을 감안할 때 실제 선거결과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 대선자금〓미국 선거에선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광고와 유권자들의 입장.관심사를 읽기 위한 여론조사에 대부분의 자금을 사용한다.

광고와 여론조사에 드는 비용은 선거자금의 대략 70%. 30초 TV광고에 약 5만달러가 든다.

방송광고에 엄청난 돈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인이 한 후보에게 기부할 수 있는 정치헌금 상한선은 1천달러이며 정당에 기부할 경우 연간 2만달러다.

또 특정 사안을 지지하기 위한 각종 정치단체 기부금은 1인당 연간 5천달러다.

따라서 개미군단이 제공해 후보들이 직접 쓰고 있는 선거자금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TV광고 등에 쓰이는 돈의 태반은 기업과 이익단체가 정당에 액수 제한없이 기부하는 소프트머니다.

각 후보진영이 사용하는 돈과는 별도로 정당차원에서 쓰여지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소프트머니로 하는 정치광고는 원칙적으로 정당활동에 국한된다.

선거운동에는 쓰일 수 없다.

그러나 각 정당은 대통령후보를 결정지은 다음 당의 정강정책을 밝히거나 상대방의 정강정책을 비난하는 형태로 사실상 대통령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히스패닉과 여성표〓공화.민주 양당은 그 어느 선거때보다 히스패닉(라틴계)과 여성 유권자들의 표 모으기에 몰두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성향을 띤 여성표를 확보하기 위해 후보들은 여성들이 관심갖는 교육과 총기규제 등에 관한 입장 개진에 적지않은 시간을 할애한다.

특히 이민층에 대한 연방보조 삭감을 결의한 공화당 의회에 반감을 가진 히스패닉계를 껴안기 위해 부시는 사활을 걸고 있다.

니컬슨 의장은 "인터넷 활용이 장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대비라면 히스패닉계 유권자 확보는 과거로부터 확인된 명확한 득표 대상" 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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