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중국, 전 세계 우라늄 사냥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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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 우라늄 사냥을 하고 있다. 자원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중국이지만 우라늄에는 특히 공을 들인다. 이유는 두 가지다. 원자력 비율을 끌어올려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겠다는 것과 미래 군사적 핵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국영 전력생산업체인 중국광동핵발전집단(CGNPC)은 지난 9월 호주 우라늄 개발업체 에너지 메탈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또 에너지 메탈스의 지분 40%를 보유한 진달리 리소시스도 인수할 계획이다. 세계 3대 우라늄 생산국인 호주에서 향후 안정적으로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중국 핵공업집단공사(CNNC)도 올해 초 몽골 우라늄 개발권을 갖고 있는 웨스턴 프로스펙터 그룹에 2870만 달러를 투자, 우라늄 개발권을 따냈다. 2007년부터는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인 캐나다에 공을 들이고 있다. CNNC의 한 관계자는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지에 “홍콩이나 중국의 투자자들과 함께 개발에 참여하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수년 동안 국영 CNNC와 CGNPC를 앞세워 아프리카 나미비아와 나이지리아·몽골·요르단·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호주·캐나다 등 8개 국가 우라늄 광산 개발에 참여하거나 광산 지분 일부를 각각 확보했다. 개발하거나 개발권을 가진 광산이 10여 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해외 우라늄 확보에 주력한 배경에는 자국산 우라늄 품질이 해외산보다 좋지 않은 데다 매장량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실제로 중국 원자력 업계는 중국에 매장된 가용 우라늄이 2020년이 되면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우라늄 생산량은 769t으로 세계 10위다. 그럼에도 중국 발전소 중 원자력 비율은 2.2%로 매우 낮다. 중국은 2020년까지 이 비율을 현재보다 7배 높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만 35개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착공했다.

중국 정부는 다른 국가의 의심 어린 눈초리를 의식한 듯 해외 우라늄 개발에 참여하면서 군사적 목적에 전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실제로 호주 정부와는 2007년 원자력안전협정(NSA)을 맺고 우라늄의 평화적 이용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해외 전문가들은 중국의 우라늄 확보는 비상시 군사적 이용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의 우라늄 개발업체인 칸 알래스카 우라늄의 에밀 풍 부사장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중국의 우라늄 확보전은 1차적으로 경제적 목적이 크지만 비상시 핵전력 강화 목적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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