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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동상 앞 영문 안내판 고친 것도 오역?

중앙일보

입력

10일전까지만 해도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영문 안내판에는 ‘한글’이 ‘our national language’라고 표기돼 있었다.

손우현 한림대 국제학부 객원 교수는 지난달 27일 언론 기고를 통해 한글은 ‘language’가 아니고 ‘script’‘alphabet’또는 ‘writing system’이라고 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는 “외국인들이 이 동판을 읽으면 한국민들이 독자적인 언어가 없이 중국말이나 다른 나라 말을 쓰다가 세종대왕 덕에 자기 나라 말을 처음으로 가지게 됐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개탄했다.

그러자 광화문광장 주무 부서인 서울시 도심활성화담당관실은 '한글'을 ‘Korean characters’로 고쳐 놓았다. 영어 전문가와 외국인에게 물어보고 결정했다는 것.

여기에 대해 손 교수는 다시 조선일보 9일자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한자를 ‘Chinese character’라고는 하지만 한자와 달리 표음문자인 한글에 ‘character’란 단어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영어홍보물 감수위원인 엘리자베스 리씨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들 눈에는 한글도 한자 같은 표의문자(ideogram)라고 오해할 수 있다”라며 “Korean alphabet이라고 해야 정확하다”고 말했다.

세종대왕 안내판과 달리 광화문광장 지하에 있는 세종대왕 전시관인 ‘세종이야기’에는 처음부터 한글이 ‘Korean alphabet’라고 번역돼 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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