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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말말말] 경제 움직인 화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올해 경제분야의 화두(話頭)는 '구조조정' 과 '주식' 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7개 업종의 빅딜이 성사됐고, 대우그룹의 해체로 '대마불사(大馬不死)' 란 신화는 완전히 깨졌다.

또 전국을 뜨겁게 달군 코스닥 열풍은 '묻지마 투자' 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사회적 이슈가 됐다.

◇ 구조조정〓 "대우 계열사간 자금 지원을 차단하라. "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지난 10월초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에게 지시한 이 한 마디는 대우그룹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그후 김우중(金宇中)회장은 대우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해외유랑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11월말 "이제는 뜬구름이 된 제 여생 동안 모든 것을 면류관 삼아 온몸으로 아프게 느끼며 살아가게 될 것" 이라는 작별편지를 임직원에게 보냈다.

대우채권의 환매 등과 관련해 금융대란설이 제기되자 李금감위원장은 "금융시장에 퍼져 있는 11월 대란설은 종말론에서 말하는 휴거설 보다 근거가 없는 얘기" 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우의 해외채권단 문제와 관련해 "권투시합으로 치면 마지막 라운드 공이 울렸는데도 선수들이 탐색전을 펴고 있는 형국" 이라고 말해 합의가 수월치 않음을 시사하기도. 반도체 빅딜과 관련해 LG 구본무(具本茂)회장은 연초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던졌다" 고 말했다.

LG가 반도체 지분 1백%를 현대에 넘기기로 하자 현대 관계자는 "단정하게 머리를 깎고 들어오라고 했더니 아예 빡빡 밀고 왔다" 며 당혹스러워했다.

한편 재계에선 "구멍가게를 하더라도 은행빚 없는 경영을 하겠다" (동아그룹 최원석 전 회장) "나는 벙거지 회장이야" (김각중 전경련 회장대행) 등의 말이 화제가 됐다.

◇ 주식〓이익치(李益治)현대증권 회장은 연초 주가가 300선에 불과할 때 "종합주가지수는 연내 1, 000, 3년내 2, 000선을 넘어 6년내 6, 000포인트를 돌파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증시는 지난주 1, 000선을 돌파했고, 특히 코스닥 시장은 세계증시 사상 유례없는 성장을 지속했다.

코스닥 주가에 거품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진호 골드뱅크 사장은 "인터넷 기업의 주가는 현재가치보다 미래가치에 의해 좌우되는 것" 이라고 주장하기도.

김동섭.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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