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로 즐기는 크리스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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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해마다 연말연시면 카드를 30~40통씩 보내던 회사원 김은철씨. 그러나 올해는 10통만 보내기로 했다. 대신 인터넷 속에서 크리스마스용 사이버 E메일 카드를 50통 정도 보낼 작정이다.

7살짜리 아들을 둔 주부 정지숙 씨. 올 크리스마스 때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인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에게 알려야 한다며 조르는 아들 때문에 고심하다 인터넷을 열어 보고는 '산타클로스와 인터뷰' 를 할 수 있다는 사이트를 발견, 고민을 덜었다.

인터넷 속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는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E메일을 통해 카드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인기다. 크리스마스 관련 정보를 듬뿍 담아 놓은 홈페이지를 잘 활용하면 재미있는 상식도 배우고 마음에 드는 선물도 마련할 수 있다.

◇ 사이버 카드 보내기〓평소에 E메일로 편지를 주고 받던 사람이라면 적극 활용해 볼 만하다.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 번 이용해 보면 사이버 세계와 친해질 수 있다.

사이버 카드는 해당 웹사이트에 들어가 원하는 디자인을 고르고 곁들여 보낼 음악을 선택한 후 받을 사람의 이름과 E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개인적인 사연도 쓸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카드사이트는 10여 개. 대부분 PC통신이나 인터넷업체들이 운영하지만, 전문적으로 카드만 취급하는 곳도 있다.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이 공동으로 제공하는 초고속정보화시범서비스 홈페이지의 경우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 외에 생일.밸런타인데이 등 의 기념일을 위한 카드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인상깊은 영화장면을 담은 카드도 있다. 하이텔의 카드나라에는 '중화영웅' 등 젊은 층에 인기가 있었던 영화를 소재로 한 카드가 올라 있다.

나우누리의 해피카드는 김현주.자우림 등 스타의 브로마이드가 실려 있는 카드로 네티즌의 눈길을 끈다.

이밖에 천리안의 인터넷카드에서는 붓글씨 등 다양한 글꼴로 사연을 적어보낼 수 있어 중.장년층으로부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에서 운영하는 영문사이트 중에는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보낼 수 있는 카드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 인터넷 크리스마스〓크리스마스에 얽힌 재미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윈터웹 원더랜드' 를 찾아가면 어떨까. 이 사이트에서는 크리스마스의 기원 등 각종 상식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아리따운 산타클로스 걸과 인터뷰도 할 수 있다.

각국의 성탄음식만들기와 트리 꾸미기도 들어 있다. 캐럴을 듣고 싶으면 '뮤직박스' 에 들어가면 된다. 귀에 익은 크리스마스 캐럴 40곡이 리얼오디오 파일로 들어가 있다.

산타클로스가 모여 있는 사이트도 있다. '산타의 워크숍' 에는 각국 산타들의 우편함이 있으며, 아이들의 고충을 상담해 주는 서비스도 한다.

영문 사이트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스터의 피카추 등의 게임기가 판매된다.

◇ 주의사항〓E메일 카드는 진짜 카드보다 보내기가 훨씬 쉽다. 이에 따라 크리스마스 카드를 빙자한 상업용 E메일의 폭주가 우려된다.

E메일을 너무 많이 보낼 경우 전산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사이트는 사용자가 한꺼번에 수백 통의 카드를 보내면 이를 차단하기도 한다. 가능하면 E메일 카드는 안부 인사로만 써 달라는 취지다.

일부 연하장 중에는 업체측의 부주의로 내년에 받을 E메일 카드의 연도가 '2000년' 이 아닌 '1999년' 으로 돼 있는 것도 있다. 보내기 전에 연하장의 연도를 확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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