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있는 근로자 90% "몸 아파도 참고 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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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나라 근로자 100명 중 15명 정도가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질병이나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10명 중 9명이 병원에 입원하거나 쉬지 못하고 계속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몸이 아파도 대개는 일이 바빠 참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2002년 건강진단을 한 17만1795개 사업장 근로자 274만125명의 진단결과를 집계한 결과 '이상'소견을 보인 근로자는 15%인 41만703명이었다고 31일 밝혔다. 이 가운데 질병 초기단계인 '요관찰자'가 67.9%인 27만8864명이었고, 일반질병에 걸린 근로자는 31.5%(12만9420명),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는 0.6%인 2419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일반질병의 종류는 소화기 질환이 34.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순환기 질환 32.2%, 영양.대사 및 알레르기 질환 등 내분비 질환 16.2%, 혈액질환과 면역장애 등 혈액조혈기 질환 4.7%, 호흡기 질환 2.7%, 신경감각기 질환 2.2% 등의 순이었다.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질병 종류는 소음성 난청(82.1%)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진폐증(15.6%).금속중독(1.0%).유기용제 중독(0.2%)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이들 일반질병 및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89.5%가 입원이나 요양을 하지 않고 근무를 하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 1.9%는 아예 치료조차 받지 않고 정상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검진센터 KMI 서동원 원장은 "의사가 경고해도 당장 아프지 않거나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제때 치료하지 않는 직장인이 많다"며 "가벼운 병을 큰 병으로 키울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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