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흔들림 없는 상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지난 8일 미국 증시에는 전세계 투자자들의 눈길이 집중됐다. 시가총액 1위(뉴욕증시)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5일 장 마감후 내려졌던 독점 판정으로 이날 미 증시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우려한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나스닥 시장은 7일 연속(개장일 기준)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초강세를 보였고, 다우지수도 14.37포인트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제 나스닥이 대형 사건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고 해석했다.

◇ 탄탄한 미국 증시〓장 초반 MS 주가는 전일 대비 7.9%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나스닥도 33포인트가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월스트리트의 투자분석가 중 단 1명만이 MS에 대해 '매도추천' 을 한 반면 무려 26명이 '매수추천' 을 냄으로써 분위기는 반전됐다. 결국 MS는 낙폭을 0.8%로 줄였다. 게다가 MS사태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아메리카 온라인(AOL).선 마이크로시스템.레드 헷.야후 등이 최고 20% 이상 주가가 폭등하면서 나스닥 시장 전반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장이 이미 MS의 독점 파문을 흡수했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의 수석거래인 마이클 리옹) "나스닥에는 MS외에도 투자가치가 높은 벤처.인터넷주가 널려 있다" (에렌크란츠 킹의 선임연구원 하이맨)는 분위기 때문이다. 아바타 어소시에이츠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찰스 화이트는 "MS사건이 악재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대세상승이라는 시장 흐름을 막기는 어렵다" 고 강조했다.

◇ MS주가 왜 타격 적었나〓싸움 자체가 장기전인 만큼 당장 MS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 때문이다. 소송이 길어질 경우 최종 판결이 나올 2002년까지는 MS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절충점을 찾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MS의 위상에는 플러스 요인이다.

샐로먼 스미스바니의 분석가 닐 허맨은 "연방법원이 판정문에서 이미 통합화가 상당부분 진행된 브라우저와 운영체제(OS)를 전혀 다른 상품으로 취급하는 등 사실관계에서 일부 오류를 범한 점도 협상 가능성을 크게 하는 요인" 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MS 제품이 경쟁사 제품보다 가격이나 사용상 편리함에서 여전히 우월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 인식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