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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단지 내 소극장·북카페 … 아파트 가치 가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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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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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로 이사한 주부 이모(38)씨는 대부분의 생활을 단지 안에서 해결한다. 편의시설을 갖춘 커뮤니티센터에서 헬스·골프연습·수영 등 스포츠 활동뿐 아니라 자녀들의 음악 연습과 독서활동 등도 돕는다.

밤에는 이웃집 부부와 이 센터에서 스크린골프를 즐기기까지 한다. 이씨는 “이사 오기 전에는 남편 골프연습비, 아이들 수영장 이용료 등으로 한 달에 40만원이 들었는데 이 센터를 이용하면서 10만원대로 줄었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내 입주민 전용 편의시설(커뮤니티시설)이 주민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고 있다.

편의성 덕에 전셋값이나 매매값도 강세다. 입지나 조망권 못지않게 커뮤니티시설이 아파트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다.

◆생활 패턴 바꿔=주민들의 가장 큰 변화는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단지 내에서 해결하는 ‘원스톱 리빙(One-Stop Living)’이 가능해진 점이다. 대림산업 고객만족팀 이연수 부장은 “생업 이외 분야는 모두 단지 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요즘 아파트가 추구하는 커뮤니티”라고 말했다.

진화한 커뮤니티시설은 크게 주민들의 관심이 많은 ▶건강·레저(수영장·피트니스센터·골프연습장·GX룸 등) ▶교육(영어마을·공부방·학원·독서실 등) ▶문화(놀이방·게스트룸·북카페·소극장 등) 분야가 고루 갖춰진 게 특징이다.

대구시 수성구 수성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에 사는 김일수(42)씨는 “단지 내에 웬만한 시설을 다 갖춰 생활 동선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사우나·골프연습장·GX룸·문고실·독서실·영어마을·노래방 등이 연면적 6022㎡의 커뮤니티시설에 마련돼 있다.

최근 입주한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지구 동부센트레빌에는 수영장·골프연습장 등 대중적인 시설 외에 소극장과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실도 갖췄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에는 신라호텔 피트니스센터에 적용된 장비와 같은 품질의 기구를 쓴다.

생활 동선이 줄면서 경제적인 이득도 많다. 최근 래미안퍼스티지로 이사한 김모(47)씨는 “예전 단독주택에 살 때는 주변에 마땅한 운동시설이 없어 호텔 피트니스센터를 다녔지만 아파트 커뮤니티시설을 이용하면서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이웃 단지보다 비싸=편의성이 좋아지면 아파트 가치도 오르게 마련이다. 진접지구 동부센트레빌 전용 84㎡는 전셋값이 1억원 정도로 진접지구 내 다른 단지보다 500만~1000만원가량 비싸다. 진접 비바패밀리공인 안영은 사장은 “커뮤니티시설에 따라 아파트를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시설이 잘 갖춰진 용인시 상현동 성원상떼빌 3차(2003년 입주) 132㎡는 5억원 정도인데,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인근 S아파트 137㎡는 4억400만원 선이다. 상현동 광교공인 정상락 사장은 “일대에서 커뮤니티시설을 갖춘 성원상떼빌 3차와 아이파크 8차는 비슷한 때 입주한 다른 아파트보다 비싸게 거래된다”고 말했다. 헬스클럽·골프장·수영장 등을 갖추고 2001년 입주한 용인 구성지구 동일하이빌도 주변 단지보다 3000만~4000만원 정도 비싸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편의시설이 아파트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되면서 건설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GS건설은 자이안센터라는 편의시설 전용 건물을 짓고 대림산업은 입주 후 6개월간 커뮤니티 이용료를 대신 내준다. 특히 분양물량이 많은 곳에서 커뮤니티시설 경쟁이 치열하다. 인천 청라지구에서 분양 중인 제일건설 풍경채 아파트는 유아풀장과 건식 사우나 시설을 갖췄고, 영종지구에서 분양 중인 우미린 단지는 물놀이 시설을 겸비한 어린이 놀이터를 조성한다.

황정일·권이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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