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시아 사회과학연구협 13차 총회 22일까지 열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18일 시작된 제13차 아시아사회과학연구협의회 총회(AASSREC)가 오는 22일까지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에서 열린다.

아시아사회과학연구협의회는 한국사회과학연구협의회(회장 안병영) 등 아시아 16개국의 사회과학협의회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회과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결성한 학술 단체로 지난 73년 유네스코의 '아시아에서의 사회과학 교육과 조사' 회의를 통해 출범했다.

아시아 지역의 지나친 서구지향성을 경계하고 시민적 소양을 고양시키기 위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이 단체의 총회는 2년마다 열리며 일정한 주제에 대해 자국의 경험및 관점을 발표하는 자리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발전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찰' 이다. 세계화.신자유주의.환경의 파괴 등 현 상황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발전과 개발의 지속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부제로 제시된 '세계화의 관점에서 본 아시아적 가치' 와 '빈곤과 환경의 연계에 관한 비교연구' 등을 통해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발전에 있어서의 아시아적 가치의 역할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과 더불어 선진국.개발도상국 간의 '환경' 과 '빈곤' 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발전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성찰' 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 카루니아 물야 피도시 박사(인도네시아 경제발전 연구센터)는 "인도네시아가 97년 외환위기 이후 총체적인 사회.정치.경제 위기를 맞아 빈민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교육.보건상태가 악화됐다" 고 지적했다.

위기의 원인으로는 재정자원 관리능력의 부재.공동체의 신뢰위기.정치의 경직성.부패.공모와 연고주의 등이 지적되고 있으나 결국 지속 가능한 발전은 정부의 능력에 달려 있다는 것. '그는 "정부가 정의에 입각해 정치.경제.사회의 개혁에 나서야 한다" 고 했다.

'아시아적 가치' 의 역할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엘레나 엘 사몬테 박사(필린핀대 교수)는 "90년대 아시아 국가들은 그동안 경제적 역동성을 설명하는 준거로 인식돼온 근면.절제.검약.겸손.가족연대.공동체 응집 등의 가치들을 서구세력에 대한 견제와 국내정치의 독재적인 행태를 설명하는 목적으로 활용했다" 고 지적했다.

지구촌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은 아시아적 가치를 강조하는 것으로 기존의 규범과 행태에 집착하면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왔으며 여기에 각 지역의 다양성이 결합돼 지구촌의 하위문화가 창출되게 됐다는 것이다.

'지구촌화 시각에서 아시아적 가치에 직면하여' 란 논문을 발표한 라리사 에피모바 미하일로프 박사(모스크바 국제관계 연구소)는 현재 러시아가 찾고 있는 새로운 국가적 정체성인 '신유라시아주의' 에 대해 설명.

러시아의 특성이 아시아와 유럽 문명의 특성을 조합한 것이라면 '신유라시아주의' 는 동양과 서양의 다양한 문화의 통합과 문명의 개방성을 원리로 서구의 합리주의나 이기주의의 극단적인 가치들을 극복하고 문명의 다원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 그는 신유라시아주의가 "러시아 재생의 이념 뿐만 아니라 후기산업사회의 정보화 시대에 새로운 접근의 주요한 예를 제시할 것" 으로 내다봤다.

이은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