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軍 동티모르 치안권 이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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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딜리 AFP.AP=연합]인도네시아군은 27일 동티모르 다국적군(Interfet)에 동티모르의 치안권을 공식 이양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키키 샤흐나크리 계엄군 사령관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동티모르 수도 딜리의 인도네시아군 사령부에서 피터 코스그로브 다국적군 사령관에게 치안 지휘권을 넘겼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26일 "인도네시아군이 독립 반대파 민병대와의 협력을 중지할 때까지 미국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원조를 재개하지 않을 것" 이라고 경고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뉴욕을 방문한 동티모르 독립 지도자 사나나 구스마오와 회담을 가진 뒤 이같이 밝히고 인도네시아군과 민병대간의 공모 중단, 민병대 무장해제, 난민 안전귀향 등을 촉구했다.

한편 동티모르 곳곳에서 인도네시아군과 민병대가 행한 잔학행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6일 인도네시아군 병영에서는 2개의 숟가락을 전선으로 연결, 전기고문을 가하도록 고안된 고문기계가 발견됐다.

또 딜리 등지에서 목이 잘린 시신 20여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유엔 인권위원회는 27일 유럽연합(EU)이 제의한 진상 조사단 파견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더 이상의 증거인멸 공작이 벌어지기 전에 전문 조사팀을 파견해야 한다는 의견과 인도네시아를 너무 압박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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