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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 로버트 로플린 교수 내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지난해 '분수 양자홀 효과' 이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던 미 스탠퍼드대 물리학과 로버트 로플린 (50) 교수가 9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양자홀 효과란 전자들이 극저온에서 강한 자기장이 걸리면 서로 미는 대신 강하게 잡아당겨 일종의 유체 (流體) 처럼 행동한다는 이론. 아주 정밀한 전기저항의 측정이나 자기장의 측정 표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20년대 양자역학 이론의 정립이 물리학의 역사를 바꿨다면 내 이론도 머지않아 물리학 역사를 바꿀 수 있을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난 천재가 아니다" 고 겸손해 한다.

"노벨상 이후 내 생활이 달라진 점은 아무 것도 없다" 고 강조하는 그는 1백㎏이 넘는 거구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국행에도 고등과학원이 제공한 비즈니스 클라스 비행좌석 대신 이코노미 클라스를 타고 왔을 정도.

벨 연구소 근무 시절 성품이 괴팍해 해고당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개성이 강하지만 본인은 이 부분에 대해 "생애 가장 중요한 연구를 완성했다고 생각했지만 알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고만 설명했다.

어쨌든 개성이 강한 것으로 유명한 그는 그러나 "연구시간은 부인이 허락하는 시간만큼만 할애한다" 고 말하는가 하면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는 요리도 하고 두 아들을 보살필 정도로 가정적이기도 하다.

서울대.포항공대.고등과학원 등의 물리학자들과 잦은 교류를 갖고 있다는 그는 "한국의 물리학 수준이 매우 높다" 고 평가했다.

로플린 교수는 10일 고등과학원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양자홀 효과를 강의한 후 15일 한국을 떠난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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